국내 은행을 지점별로 외국투자자들에 자산매각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한덕수 통상교섭본부장은 26일 한국능률협회 주최로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조찬강연회에 참석,"상대적으로 부실정도가 덜 한 지점을 자산인수
방식으로 매입하고 싶다는게 외국투자자들의 희망"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지점의 자산인수 조건과 관련,그는 "은행 지점의 대출채권은 본점이 안
고 지점과 해당지점의 예금거래선,예금등만을 인수하겠다는게 이들의 요
구"라며"이에대해 재경부와 협의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부실채권규모도 정확히 파악하기 힘든 현재의 국내 은행을 통째
로 인수하려는 외국투자자는 아무도 없다"고 말해 정부가 추진중인 제일,
서울은행의 해외 매각이 난항을 겪고 있음을 시사했다.

한본부장은 "국내은행의 부실채권 현황을 파악하는 데는 최소한 2~3년
정도 걸릴 것"이라며"과거에 얽매여 몇년을 보내야 하는 사업을 하기는
어렵다는게 외국은행들의 입장"이라고 전했다.

이에따라 "인수에 앞서"클린 뱅크"를 만들어달라는게 이들의 요구"라고
그는 덧붙였다.

한 본부장은 "은행의 해외매각에 따른 단점도 있겠지만 현재 상황에서
는 한국에서 제대로 운영되는 은행이 있어야(국내경제에)도움이 된다는게
정부의 판단"이라며 "따라서 외국은행들이 자유롭게 활동할수 있는 여건
마련에 주력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한 본부장은 "현재 수입품에 부과되는 평균관세 8%는 너무 높은
수준"이라며"무역마찰 완화차원에서라도 관세인하를 검토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들어 미국과 유럽연합(EU)에 대한 수출이 늘고 있기 때문에
통상마찰이 우려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 본부장의 발언은 조만간 재개될 한 미자동차협상에서 미국측이 관세
인하 및 세제개선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정부
가 미국측 입장을 대폭 수용할 의향이 있음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노혜령 기자 hroh@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