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골프대회는 "선수들이 코스를 어떻게 공략하느냐"로 진행된다.

그러나 이번 US오픈만은 코스가 선수들을 완전히 지배하는 형태였다.

이번 올림픽클럽 레이크코스는 원래 코스가 어려운데다 USGA(미국골프협회)
의 세팅이 철저히 가미됐다.

양측에 나무가 즐비한채 폭 30야드의 페어웨이에 볼을 키핑하려면 철로
양쪽 레일의 한가운데에 볼을 떨어뜨려야하는 것과 같은 느낌일 것이다.

USGA의 가혹한 코스세팅은 "내셔널오픈은 골프의 궁극적 테스트가 돼야
한다"는 그들의 원칙에서 출발한다.

PGA챔피언십을 주최하는 USPGA는 프로들에게 호의적일수 밖에 없고
매스터즈는 코스가 상대적으로 쉽다.

브리티시오픈을 포함 이들 메이저대회에서는 두자리 숫자의 언더파 우승이
일반적.

그러나 US오픈만은 이제까지 두자리 숫자의 언더파우승(역대 최저타우승은
93년 리 잰슨의 8언더파 등 두명)이 전혀 없다.

뿐만아니라 US오픈에서는 70년대이후에도 오버파 우승이 4번,
이븐파우승이 3번이나 됐다.

USGA는 누구 눈치 볼것 없이 골프만을 생각하면 된다.

그들은 최고선수만이 우승해야 한다는 철학하에 철저히 코스세팅을 하며
파워, 정확도, 터치 등 골프의 모든면을 시험하는 것.

이밖에 코스세팅을 통해 장비발달로부터 코스를 보호한다는 뜻도 숨어
있을 것이다.

바로 이같은 측면에서 USGA가 주최하는 다음주 US여자오픈의 코스세팅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그 대회에는 박세리 김미현 등이 출전한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