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 한미 국민 등 금융감독위원회로부터 부실은행을 인수하도록 요청받은
은행들은 전산기종이 같은 은행을 "짝짓기" 대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17일 "어차피 부실은행을 정리하기 위한 차원이라면
인수은행의 부담을 덜어주는 방식이 필요하다"며 "가장 쉬운 방법은 전산
기종이 같은 은행을 묶는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권중에선 조흥 대동 동화은행이 신한은행과 같은 유니시스 기종을 갖고
있다.

신한은행은 대동은행을 P&A(자산부채 인수)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부실은행들은 알려진 것이상의 부실여신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이왕 인수할 것이라면 규모가 작은 은행을 택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전산시스템 측면에서 유사한 충북은행이 부실규모면에서도 적은
편"이라고 말했다.

한미은행측은 "BIS비율 8% 기준에 미달한 12개은행중 경기은행과 전산
시스템이 같다"며 "어쩔 수 없이 은행을 P&A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경기은행
을 검토할 만하다"고 밝혔다.

두 은행의 전산기종은 IBM이며 계정체계도 FNS를 쓰고 있다.

주택은행은 동남 평화 충청 경기와 전산기종이 비슷하다고 밝혔다.

신명호 주택은행장은 이날 오전 광주 신양파크호텔에서 가진 기자간담회
에서 "서민가계예금이 상대적으로 많고 정상업무를 바로 연결시킬수 있는
호환가능성이 높은 은행을 택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들 은행 관계자들은 실제로 부실은행의 자산부채를 인수하기까지
에는 상당한 난관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외형상 인수형식을 띠지만 실제적으론 흡수합병과 다를 바 없어 주체은행
입장에서도 슬림화가 불가피할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어서다.

또 한미은행은 아메리카은행(BA)이, 신한은행은 재일교포들이 각각 대주주
이고 국민은행은 외국인 지분이 46%에 달하고 있어 외국인들이 반대할 경우
인수자체가 무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따라 이들 은행들은 정부가 부실은행의 부실자산을 몽땅 떨어낸 후
우량자산만 인수토록 해줄 것을 건의하기로 했다.

또 인수은행을 선택할 수 있는 권한도 부여해 주도록 당국에 요청할
방침이다.

이와함께 은행들은 자산부채 인수를 위한 전담팀을 구성하고 12개 은행에
대한 분석에 들어가는 등 인수매뉴얼 작성작업을 시작했다.

< 이성태 기자 ste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