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따리"라는 일관된 주제로 10년 넘게 작업해온 강애란씨가 19일부터
28일까지 서울 강남구 청담동 박영덕화랑(544-8481)에서 작품전을 갖는다.

올래 시카고아트페어에 참가한 것을 비롯 그동안 도쿄 파리 모스크바 등
해외에서 활발하게 활동해온 작가의 6번째 국내 개인전이다.

강씨는 80년대 중반부터 보따리작업을 시작했다.

초기엔 화려한 패턴과 다양한 형태의 매듭을 기조로 하는 평면적 보따리를
제작했으나 근래에 와서 그의 작업은 보다 입체적으로 변한다.

특히 96년이후에는 색채가 사라지고 보따리 이미지보다는 보따리를 싸는
과정에 주목하는 경향을 보인다.

소재도 종이와 알루미늄을 함께 쓰면서 사각형 또는 삼각형을 기본으로
하는 기하학적 형태의 작품을 주로 만들어 내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선 이같은 경향이 보다 뚜렷해진 근작 30여점을 선보일 예정.

규모가 커지고 중후해진 형태, 다양한 방식으로 꽁꽁 묶은 매듭, 흰색이나
검은색 계열의 단일한 색채 등을 특징으로 하는 근작들은 속박당한 인체를
연상시킨다.

작가는 인고와 속박의 상징인 보따리를 통해 여성에 대한 사회의 불평등
불합리를 표현하려 했다고 말했다.

강씨는 이화여대 조형예술대학 교수로 재직중이다.

<이정환 기자 jhlee@>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