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권 대통령 비서실장의 "빅딜 성사 발언"이 나오자 재계의 관심은
온통 어떤 기업이 빅딜 대상인지에 쏠리고 있다.

증시와 재계에는 빅딜 관련 소문이 무차별적으로 등장해 증폭을 거듭하는가
하면 구체적인 이름이 거론된 기업들은 확인 요청에 곤욕을 치뤄야 했다.

빅딜의 가능성을 짚어본다.

<> 시나리오 1 : 현대-삼성간 사업교환 =

자동차와 석유화학을 맞교환하는 방안이다.

스케일메리트를 거둘 수있다는 점에서 거론되고 있다.

석유화학은 현대 삼성 모두 충남 대산의 같은 단지내 공장을 갖고 있다.

이 시나리오라면 현대정유도 빅딜의 대상이 될 수있다.

반대로 현대가 삼성종합화학을 넘겨받고 대신 항공등을 넘겨주는 방안도
가능하다.

물론 현대와 삼성 모두 강력 부인하고 있다.

특히 삼성은 자동차를 내놓을 수는 없는 일이라며 외자도입과 기아자동차
인수에 주력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현대도 설비를 확장한게 엊그제인데 다른 기업에 넘겨 준다는게 말이
되느냐는 반응이다.

<> 시나리오 2 : 삼성-LG간 사업교환 =

삼성이 LG에 석유화학 사업이나 가전 부문을 내주고 LG는 반도체를 삼성에
넘긴다는 설이다.

삼성이 LG의 반도체 부문을 인수하면 시장셰어가 커져 반도체 가격을
조절할 수 있고 LG는 가전부문과 석유화학 부문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것.

삼성은 그러나 두회사의 메모리칩 설계기술이 달라 규모의 확대에도
별도움이 안된다며 가능성을 배제하고 있다.

LG 역시 가전사업은 지금 수준으로도 충분하며 석유화학 부문은 받아도
현 사업구조로는 큰 도움이 안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 시나리오 3 : 현대-LG간 사업교환 =

현대가 LG에 석유화학 부문을 이관하고 반도체를 넘겨받는 방안이다.

LG가 주력사업인 석유화학을 강화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점을 근거로 한다.

LG반도체의 규모가 현대에 뒤진다는 점도 배경으로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현대와 LG만의 빅딜에는 회의적인 시각이 크다.

<> 시나리오 3 : 현대-삼성-LG간 사업교환 =

현대는 석유화학을 LG에, LG는 반도체를 삼성에, 삼성은 자동차를 현대에
주는 방식이다.

강한 부문을 더욱 보강하면서 업종을 전문화할 수 있는 방법이다.

삼성이 자동차 대신 조선부문을 현대에 넘기지 않겠느냐는 시각도 있다.

현대는 그러나 삼성자동차 인수가 경쟁력 강화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강력 부인하고 있다.

<> 시나리오 4 : LG-SK간 사업교환 =

LG가 PCS(개인휴대통신)사업을 SK에 넘기고 SK는 화학 일부를 떼준다는
시나리오다.

SK는 이동전화와 PCS를 모두 운영할 수 있게돼 최강의 통신업체로 부상할
수 있다.

반면 LG는 석유화학 사업을 강화할 수 있다.

그러나 LG가 사운을 걸다시피하며 진출한 미래사업을 내줄지는 의문이다.

< 김정호 기자 jh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