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웬만한 집들은 크건 작건 자기 차를 하나씩은 가지고 있습니다.

이처럼 차량이 많이 늘다보니 길거리에 나가보면 초보운전이라는 표시를
붙이고 다니는 차들을 많이 보게 됩니다.

초보운전을 하는 사람들이 늘다보니 운전미숙으로 인한 교통사고도 많이
발생되고 또 사고 때문에 길이 막히는 경우도 흔히 생깁니다.

처음부터 운전을 잘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앞에 가는 초보운전 차량이 옛날의 자기 모습이라는걸 기억한다면 그들에게
양보도 해주고 여유있게 운전할 수 있도록 배려도 해주는 태도가 필요
하겠습니다.

운전을 하다가 처음 교통사고를 내게 되면 당황하게 될 뿐만 아니라
때로는 겁을 먹어서 현장에서 도망치고 싶은 마음이 생기기도 합니다.

그런데 교통사고를 내더라도 도망가지 않고 침착하게 사고를 처리하면
사고 내용에 따라 처벌을 면할 수도 있지만 겁이 난다고 도망을 가버리면
뺑소니로 간주되서 단순한 교통사고보다 아주 불리한 처분을 받게 됩니다.

한 좋은 예로 강남에 사는 회사원인 조씨는 애써 모은 돈으로 조그마한
차를 하나 장만해서 출근길에 처음으로 차를 몰고 나갔습니다.

아침이라 차도 많은데 운전까지 서투르다 보니까 정신이 하나도 없어서
그만 우회전을 하다가 길을 급히 건너가려고 하던 학생을 치고 말았습니다.

조씨는 놀라서 핸들에 얼굴을 파묻고는 가만히 있다가 고개를 들어 앞을
보니 앞에는 넘어진 학생도 없었고 사람들도 별로 보이지가 않았습니다.

조씨는 학생이 차와 부딪치기는 했지만 아무데도 다친 데가 없어서 그냥
학교로 가버린 것으로 생각하고는 차를 몰고 그 자리를 떠났습니다.

그런데 그날 오후 조씨는 회사로 찾아온 경찰에 의해서 경찰서로 연행
되었고 다음날 뺑소니로 구속되었습니다.

자초지종을 알아보니 차에 부딪힌 학생은 안다친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
이 인도로 옮겨 놓아서 조씨가 볼수 없었던 것이었습니다.

당시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조씨가 그냥 가버리자 바로 경찰서에 조씨를
뺑소니 운전자로 고발한 것이었습니다.

교통사고를 의도적으로 내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래서 교통사고에 대한 처벌이 많이 관대해졌고 요즈음에는 사고차량이
종합보험에 가입되어 있으면 무면허운전이나 중앙선 침범과 같이 중대한
과실이 아니면 처벌을 하지 않도록 되어 있습니다.

조씨가 낸 사고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에서 정한 10대 과실에 해당되는
사고가 아니기 때문에 원래 처벌을 받지 않아도 됩니다.

하지만 조씨가 사고가 난 후 사고처리를 잘못했기 때문에 이제는 뺑소니
운전자가 되어서 처벌을 받게 되는 것입니다.

교통사고가 나면 피해자를 병원에 데려다 주고 사고 발생사실을 경찰서에
신고해야 하는데 조씨는 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아서 뺑소니운전자로 처벌을
받게 된 것입니다.

교통사고가 나면 당황하지 말고 침착하게 현장에서 사고처리를 해야만
처벌을 면할 수 있다는 점 꼭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 변호사/한얼종합법률사무소 hanollaw@unitel.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