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에서 정계개편 논의가 무르익고 있는 가운데 김종필 국무총리서리가
2000년 상반기내에 내각제 개헌문제를 매듭이어야한다는 입장을 천명해
발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총리서리는 발언은 여권에 대해서는 내각제 개헌은 김대중대통령과의
합의라는 사실을 주지시키면서 야권에는 내각제를 고리로 대연합을 추진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김 총리서리는 9일 취임 1백일에 즈음한 총리실 출입기자들과의
오찬간담회에서 "가까운 장래에 정치체제가 내각책임제로 바뀌는 게
바람직하다"며 "내년말부터 국민회의측과 내각제협의를 시작해 늦어도
6개월 내에는 마무리지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총리서리는 이어 "내각제란 민의에 의한 민주주의를 엮어나갈 수 있는
제도"라며 "내각제가 이뤄진다면 초대 총리직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서리는 또 한나라당도 내각제를 추진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아직
잘 모르지만 그런 논의가 진행중이라면 환영한다"고 덧붙였다.

김 총리서리는 "야당이 정권 출범 초기부터 발목을 잡는 상황에선
정상적인 국정운영이 힘들며 과반수의 의석이 있어야 한국적 의회민주주의가
가능하다"며 정계개편의 필요성을 거듭 역설했다.

김 총리서리는 "이번 6.4지방선거결과가 완전히 동서로 갈린 것은
정치 사회의 발전에 역행하는 것"이라며 "대통령의 "지역연합"에 대한
언급은 지역간 장벽을 허물어 건설적이고 합리적인 정치구조를 만들어보자는
생각에서 나온 것"라고 덧붙였다.

한편 김 총리서리는 "현재 장관들은 모두 유능하고 열심히 일하고
있다"며 "일을 잘하고 못하고는 지금부터 따져야할 때"라며 조기개각설을
일축했다.

김 총리서리는 또 "지난 1백일동안 대통령을 보좌하는 데만 신경쓰기
위해 행동에 조심했다"며 "총리직을 수행하는 데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
한다"고 말했다.

< 이의철 기자 eclee@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