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부들어 공무원들의 "골프 금족령"이 사실상 해제되는 분위기다.

이는 김대중 대통령과 김종필 총리서리가 정부출범 초기 "업무에 지장을
주지않는 시간에 접대골프가 아니면 쳐도 좋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으나
골프를 치는 공직자는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들어 김 총리서리는 그렇게 자주는 아니지만 지인들과 어울리고
있다.

김 총리서리는 지난 1일 청와대 수석비서관들을 총리공관으로 초청, 만찬을
하는 자리에서도 "건강관리 차원에서 수석들도 골프를 하는게 좋을 것"이라며
"골프를 하게되면 S야드 드라이브를 하나씩 선물하겠다"고 말했다는 것.

김 총리서리는 지난달 중순 김포 시사이드CC에서 이건개 의원 등 자민련
인사들과 라운딩을 한데 이어 7일에도 같은 장소에서 골프를 즐겼다.

이날 오후 레이크사이드에서는 이헌재 금융감독원장 신명호 주택은행장
박재윤 전청와대경제수석 연영규 전증권업협회장 등이 골프로 친목을
다지기도 했다.

YS집권시에도 조심스럽게 골프를 계속해온 정치권 인사들은 현정부들어
김 대통령 취임 초기에는 다소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이제 너나 할 것
없이 "눈치"보는 일은 없어졌다.

비용이나 시간적 여유가 없어 못하는 경우 외에는 다들 팀을 이뤄 골프장을
찾는다.

다만 전과 조금 달라진 것은 정치인들은 정치인들끼리 주로 어울린다는
점이다.

국회의원들의 경우 다소 여유있는 전현직 의원들이 스폰서를 하고 있다.

기업인들이 정치인들과 자주 어울렸던 때와는 다른 모습이다.

정치권에서는 공동정권의 한 축인 자민련 김 총리서리와 각료급 공직자들이
운동을 하기 시작한 이상 1급이하 공무원들도 동료들과 어울릴 기회가
주어졌을때 굳이 피하지는 않아도 되는 분위기가 금방 조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

< 김형배 기자 khb@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