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만 영화 주인공이 되란 법은 없다.

주인공이 동물인 영화가 때론 색다른 감동을 준다.

최근 나온 비디오 "플리퍼"는 시원한 바다를 배경으로 돌고래와 사람간의
우정을 그린 작품이다.

특히 파란 바다에서 펼쳐지는 돌고래 묘기는 답답한 가슴을 탁 트이게하는
청량제 역할을 한다.

이 영화의 주인공은 한 도시소년과 돌고래.

96년 개봉당시 미국과 일본에서 돌고래 선풍을 몰고 온 화제작이다.

괴팍한 성격의 사춘기소년 샌디(일라이자 우드)는 여름방학때 코럴 키 섬에
살고있는 삼촌 포터(폴 호간)에게로 보내진다.

어수선하고 빗물이 새는 삼촌의 바닷가 집에 들어선 순간 샌디는 돌아가고픈
마음뿐이다.

다음날 삼촌과 함께 바다로 나간 샌디는 어부들이 돌고래를 잡는 것을 보고
돌고래 한마리를 숨겨준다.

이 돌고래가 바로 "플리퍼".

이 일이 있고난후 샌디는 플리퍼와 친해지고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어느날 플리퍼는 독극물에 중독되고 원인을 조사하던 샌디일행은 악당들이
불법으로 바다 한가운데 산업폐기물을 버리고있다는 사실을 알아낸다.

샌디와 플리퍼는 싸움끝에 악당들을 경찰에 넘기는데 성공한다.

플리퍼와 어울리면서 샌디는 개방적이고 활달한 성격으로 바뀌게 되고
껄끄럽던 삼촌과의 관계도 좋아진다.

"백 투더 퓨처2"에 출연했던 아역스타 일라이자 우드와 코미디물
"크로커다일 던디"에서 능청스런 연기로 웃음을 자아낸 폴 호간의 연기도
돌고래 못지않게 볼만하다.

특수효과를 전혀 사용하지 않은 사실감 넘치는 영상이 색다른 느낌을
선사한다.

이글거리는 아열대의 태양과 넘실거리는 푸른 파도, 신나는 배경음악이
잠시동안만이라도 더위와 짜증스런 현실을 잊게 해주는 작품이다.

< 강현철 기자 hcka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