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전국동시 지방선거일인 4일 김대중대통령과 전두환 노태우 등 두
전직대통령, 김종필 총리서리, 각당 대표 및 후보들은 아침 일찍 투표를
마쳤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퇴임후 첫 투표권을 행사했다.

또 16일동안의 열전을 치른 후보들은 "홀가분하다" "진인사대천명하는 심정"
이라는 소감을 피력했다.

장애인을 도와주는 미담도 있었고 1백12세의 최고령자가 노익장을 과시하며
투표하는 모습도 보였다.

<>.김대중 대통령은 이날 아침 부인 이희호여사와 국립서울선희학교 강당에
마련된 청운동 제1투표소에서 취임후 첫 투표권을 행사.

김 대통령은 투표를 마친 뒤 "이번 선거는 선거문화를 한단계 끌어올렸다"
며 "새로 선출된 분들과 협력해 국정을 성공적으로 이끌겠다"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그러나 "선거가 끝난후에도 여야를 막론하고 흑색선전을
다스려 다시는 이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게 하겠다"고 강조.

<>.김영삼 전대통령은 부인 손명순 여사와 함께 4일 오후 2시께 서울
상도1동사무소에서 투표.

대통령 이임후 외부에 처음으로 모습을 나타낸 김 전대통령은 투표소로
가는 도중 만난 주민들과 투표소에 있던 선관위 관계자들에게 "수고하십니다"
라고 인사를 건넨 뒤 악수를 청했고 참관인들과도 일일이 악수.

투표를 끝낸 김 전대통령은 "근황이 어떠냐" "공식 대외활동은 언제 시작
하느냐"는 등 취재기자 들의 질문공세에 씁쓸한 웃음을 지으며 "아이고
마..." "그런걸 어떻게..." 등으로 직답을 회피한 뒤 10여분만에 귀가.

<>.노태우 전대통령과 부인 김옥숙여사는 서울 연희1동사무소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한표를 행사했으며 전두환 전대통령과 부인 이순자여사도
연희2동 동사무소에서 소중한 한표를 행사했다.

김종필 총리서리도 부인 박영옥여사와 함께 중구 제2선거구 투표소가
마련된 신당4동사무소에서 투표.

김 총리서리는 "이제 지방자치가 정착되는 과정"이라며 "이번 선거를
계기로 그것을 토양화하고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소감을
피력.

<>.후보들은 아침 일찍 투표를 마치고 "선거운동기간중 최선을 다했으나
다소의 아쉬움이 남는다"면서 이구동성으로 "진인사대천명"을 표명.

이와함께 투표율에 큰 관심.

국민회의 고건 서울시장 후보는 대한성공회 성베다교회에 설치된 이화동
제1투표소에서 부인 조현숙여사와 함께 투표.

고 후보는 투표 종사자들과 인사를 나눈뒤 한 관계자에게 "예년에 비해
투표율이 어떠냐"며 관심을 표시.

한나라당 최병렬 서울시장 후보는 반포본동 노인정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부인 백영자씨와 함께 투표.

최 후보는 연일 유세를 하느라 목이 쉰 때문인지 걸걸한 목소리로 "최선을
다했으나 아쉬움이 많다"면서 "지난 대선때 정착됐던 것으로 생각했던
미디어 선거가 후퇴하는 느낌"이라고 불만.

한나라당 손학규 경기도지사 후보는 오전 6시 30분께 광명시 철산3동사무소
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투표한뒤 "결과야 어떻든 최선을 다해 후련하다"며
홀가분해 하는 표정.

국민회의 임창열 경기도지사 후보는 이날 수원시 팔달구 원천동 영일
초등학교에 마련된 제15투표소에서 주혜란여사와 귀중한 한표를 행사.

임 후보는 투표 후 "지난 선거운동 기간동안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진인사대천명"의 심경으로 도민들의 심판을 기다리겠다"고 소감을 피력.

<>.국민회의 조세형 총재권한대행도 이날 아침 서울 성동구 하왕십리동
청계벽산아파트내 상가 2층에 마련된 성동구 제5투표소에서 부인 박경자
여사와 함께 투표.

조 대행은 투표장에 미리 나와 있던 성동을 지구당 당원들에게 "그간
수고가 많았으니 이번 선거에서 압승을 거둘 것"이라고 격려한 뒤 투표
종사자들에게 일일이 악수.

그는 "투표가 끝날 때까지 최선을 다해 달라"고 당부.

투표를 마친뒤 "선거기간에 최선을 다한 만큼 이제는 겸허한 마음으로
결과를 기다릴 때"라고 소감을 피력.

<>.한나라당 조순 총재는 이날 아침 일찌감치 부인 김남희여사, 맏아들
조기송씨 부부와 함께 자택에서 5백m 거리인 봉천동 서울미술고등학교로
걸어가 투표.

조 총재는 투표를 마친뒤 투표 관계자들과 악수를 나누고 "고생이 많다"고
격려한 뒤 자택에서 휴식을 취하며 그동안 유세 강행군의 피로를 풀기도.

이회창 명예총재도 이날 재동초등학교에서 부인 한인옥여사와 나란히
투표한 뒤 투표관계자들과 악수를 나누며 격려.

이 명예총재는 아침 이른 시간이기 때문인지 투표장에 주민들이 별로
보이지 않자 투표율이 저조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지방선거 투표율이 전에 없이 저조한 가운데 각 투표소에는 40~50대
유권자들로 붐볐으나 20~30대 젊은층 유권자들의 모습은 별로 눈에 띄지
않았다.

이날 각 투표소에는 오전 이른 시각 출근길 직장인들과 산행을 떠나는
등산객들의 발길이 이어졌고 오후들어서 삼삼오오 투표장을 찾는 주부
유권자들의 숫자가 크게 늘었으나 정작 젊은이들의 모습은 찾기 힘들었다.

서울 송파구 삼전동 이세용 동장(48)은 "아침부터 투표소에 나와 쭉
지켜봤는데 젊은 유권자들을 거의 볼 수 없었다"며 "야구경기를 못하면
관중이 줄듯 투표참여가 부진한 것은 현 정치권이 뭔가 크게 잘못하고
있다는 것을 반영하는 것 아니겠냐"며 한숨을 내쉬었다.

또 잠실본동 투표소를 찾은 주부 이모씨(45)는 "젊은이들이 정치에 관심을
가질만한 이슈가 없고 비방전으로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깊어진 것은 이해
한다"면서도 "그래도 젊은층의 성향이 지나치게 개인주의적으로 흐르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 특별취재반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