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간 합병이 구체화되고 있다.

국민은행은 장기신용은행과 합병을 추진하고 있으며 조흥은행은 주택은행과
짝짓기를 시도하고 있다.

또 보람은행은 하나은행 또는 한미은행과 합병키로 결정했으며 신한은행도
조흥은행과 합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3일 "일단 외국자본과 합작을 추진하고 있지만
장기신용은행과의 합병도 차선책으로 마련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두 은행 모두 우량한데다 기업금융에 노하우가 있는 장기은행
과 소매금융에 일가견이 있는 국민은행이 합칠 경우 시너지효과가 가장
크다는게 은행의 판단이라고 덧붙였다.

조흥은행도 이날 외자유치에 총력을 기울이되 신한은행보다는 주택은행과
합치는게 실익이 크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헌재 금융감독위원장도 지난 2일 "조흥은행의 경우 정부가 대주주이면서
소매금융에 일가견이 있는 은행과 합치는게 이상적"이라고 말했다.

보람은행은 이날 하나은행과 합병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하나은행은 그러나 보람은행으로부터 합병을 제의받은 적도 없고 검토한
적도 없다고 합병추진을 부인했다.

보람은행은 하나은행이 안될 경우 한미은행과 합병하는 방안도 마련했다.

신한은행과 조흥은행의 합병설도 급부상했다.

신한은행은 대형시중은행중 우량한 조흥은행과 합치기로 하고 대주주인
재일동포들의 승인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계에서는 이처럼 은행간 합병설이 구체적으로 나오고 있는 것은 정부가
상당한 압력을 가하고 있는데다 은행들도 합병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금감위등 감독당국이 미리 합병밑그림을 그려놓고 그
방향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이는 은행산업발전을 위해 바람직스럽지 못한
일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한편 이관우 한일은행장은 이날 "2억달러규모의 합작을 성사시키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기업문화나 전산시스템 등이 비슷한 경우라면
우량은행과의 합병도 추진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 하영춘 기자 hayou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