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태그룹 채권은행들은 해태제과 음료 유통 등 3개사를 8천억원규모의
부채탕감을 전제로 해외매각하기로 했다.

해태는 제과의 경우 대출금 출자전환을 희망했으나 은행들은 사실상의
"빚잔치"를 선택했다.

조흥은행은 1일 30개 채권은행들로부터 해태그룹이 제시한 구조조정 방안에
대한 의견을 접수한 결과 과반수이상이 해태의 주력 3개사를 해외에 자산
매각하는 방안을 지지,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전자와 중공업은 출자전환후 계열분리되는데 주채권 금융기관인 종금사와
산업은행의 결정에 따라 운명이 달라진다.

코래드와 대한포장공업은 국내매각되며 해태타이거즈 야구단은 유지된다.

이강륭 조흥은행이사는 "주력 3개사의 매각추정가가 1조5천억원으로 예상
된다"며 "최종 매각때까지 6개월가량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제과는 네슬레와, 음료와 유통은 코카콜라 펩시콜라 등과 현재 협상중이다.

조흥은행은 매각대금을 3개사의 부채(2조3천억원)상환에 사용토록 하고
갚지 못하는 부채는 면제해 주기로 했다.

조흥은행은 담보있는 채권자 70%, 신용으로 돈을 빌려준 채권자 30%로
부채상환비율을 책정, 은행들의 동의를 구해냈다.

그러나 종금등 무담보 채권자들은 이같은 방식으로 부채를 탕감해줄 경우
거액손실이 불가피하다며 반발하고 있어 앞으로 최종안을 확정할 때까지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대출금 출자전환 기피와 관련, 은행관계자들은 "진행과정이 복잡할 뿐더러
출자전환후 추가 자금지원도 필요하기 때문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 이성태 기자 ste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