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의 여성화를 유발하는 내분비교란화학물질(일명 환경호르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환경호르몬은 여성호르몬과 유사한 작용을 하는 화학물질로 남성의 정자수
를 감소시키고 차세대의 성장억제 생식이상 등을 초래하는 유해물질을
통틀은 것.

탄화수소계폴리머(플라스틱) 중금속 농약류 산업장오염물질 합성에스트로젠
호르몬유사천연물질 등이다.

산업현장을 제외하고 일반인들이 일상생활에서 가장 자주 접하는 내분비교
란 화학물질은 플라스틱용기에 용출될 가능성이 있는 탄화수소계 모노머
성분이나 가소제다.

탄화수소계 폴리머(다량체)는 열차가 여러 량씩 이어지듯 여러개의 모노머
(단량체)가 규칙적으로 분자결합돼 있는데 이것이 열이나 기름에 닿을 경우
결합고리가 끊어져 모노머가 용출될수 있다는 것이다.

모노머는 인체에 쉽게 흡수되므로 호르몬처럼 작용할 개연성이 높다.

플라스틱에는 유연성을 높이는 비스페놀A 아디피테이트와 같은 가소제가
첨가되는데 이또한 유해하다.

탄화수소계 폴리머가운데 용기로 주로 쓰이는 것은 폴리에틸렌과
폴리스티렌.

폴리에틸렌이 비교적 안전한 물질로 인정되고 있다.

폴리스티렌은 요구르트병과 같이 딱딱히 굳힌 재질과 컵라면용기와 같이
공기를 불어넣은 발포형 재질로 구분된다.

발포형 재질이 딱딱한 재질보다 스티렌모노머가 용출되기 쉽다.

스티렌모노머는 내분비계를 교란하고 암을 유발하는 물질로 규정돼 정부의
규제를 받고 있다.

모노머가 두개 결합한 다이머나 세개 결합한 트리머는 아직까지 정확한
유해성이 입증되지 않고 있으나 조만간 발표될 일본의 연구결과에서는 거의
유해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주방에서 자주 쓰는 랩도 아직까지는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았다.

식품의약품안전청 이광호 용기포장과장은 "현재 판매되는 랩은 폴리에틸렌과
폴리비닐클로라이드(PVC) 재질인데 가소제가 많이 첨가되는 PVC랩이 더
유해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90년대초 랩의 유해성이 전국적으로 논의되자 수요가 크게
줄어든 상태다.

이과장은 "기름기 물기가 있는 뜨거운 음식물일수록 랩에서 유해한 물질이
용출될 확률이 높다"며 "랩을 입힌채 전자레인지에서 음식을 가열하는 일은
삼가는게 좋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기념품용 머그잔은 8백도이상의 온도로 구운 것이 아니어서 안료가
용출될수 있으므로 음료수잔으로 사용하는 것은 좋지 않다.

안료에는 카드뮴 납 크롬 등의 중금속이 함유돼 있기 때문이다.

< 정종호 기자 rumba@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