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등록금도 압류할 수 있다는 대법원 결정이 나와 파문이 일고 있다.

28일 청주지법과 서원대학에 따르면 대법원은 최근 청주에 있는 학교법인
서원학원(이사장 최완배)이 제기한 채권압류 등에 대한 재항고 사건에 대해
"이유없다"며 기각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사립대에 대한 등록금 압류신청이 쇄도할 경우 학사운영이 전면
마비되는 등 큰 부작용이 우려된다.

특히 경제난과 맞물려 사립대의 부채수준이 심각한데다 등록금 의존율도
높기 때문에 대학존립자체가 흔들릴 것이라는 걱정의 목소리도 높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학교회계와 재단회계가 분리되더라도 학교법인의
내부관계에 대한 단속규정일뿐 강행성을 갖는 효력규정이라 볼 수 없다"며
"채권자가 학교등록금에 대해 압류 등 강제집행하는 것이 사립학교법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고 결정했다.

현행 사립학교법 시행령은 학교가 처분 또는 담보로 제공할 수 없는
학교기본재산 범위를 교사 강당 체육관 연구시설 등으로만 한정하고 있을뿐
등록금에 대해서는 별도로 규정하지 않고 있다.

서원학원의 채권자인 서울 중앙종합금융은 지난해 1월 서원대측이 채무
변제를 이행하지 않는다며 청주지법으로부터 채권압류명령을 받아 등록금
22억원을 압류했었다.

한편 교육부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등록금은 압류대상에서 제외토록
사립학교법을 개정키로 했다.

이기우 교육환경개선국장은 "재단 빚 때문에 등록금이 압류될 경우
대학교육활동이 큰 지장을 받게 된다"면서 "등록금은 압류 또는 가압류
대상이 될 수 없도록 관련법 규정을 개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이건호 기자 leek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