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산업 재편의 신호탄이 쏘아졌다.

대형우량은행의 탄생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외환은행이 독일 코메르츠은행과 합작을 성사시킨게 결정적 계기다.

김우중 대우그룹회장도 최근 "미국과 일본자본을 끌어들여 초대형 다국적
합작은행을 설립하겠다"고 말해 대형 우량은행탄생은 가시권에 들어갔다.

금융감독위원회도 이미 은행권 지도개편을 위한 실무작업을 완성했다.

핵심은 4~5개 리딩뱅크를 중심으로한 재편이다.

이를 위해 부실은행의 조속한 정리를 단행키로 했다.

우량은행끼리의 합병도 적극 유도키로 했다.

기본적으로 대형은행 탄생을 유도하되 소형우량은행의 경우 전문성을
강화한 은행으로 살려두기로 했다.

시기도 결정됐다.

6월하순부터다.

가능하면 9월까지는 마무리짓기로 했다.

이에따라 앞으로 3개월내에 26개 일반은행은 크게 세가지 부류로 재정될
전망이다.

대형우량은행 소형우량은행 지방전문은행 등이다.

세 범주에 끼지 못하는 은행은 자동탈락할 수 밖에 없다.

<>대형시중은행 =금감위는 현재 조흥 상업 제일 한일 서울 외환 국민 주택
신한 등 9개 대형시중은행을 중심으로 초대형은행을 탄생시킬 계획이다.

이중 제일은행과 서울은행의 운명은 이미 결정됐다.

외국은행에 팔리거나 외국자본과 국내자본의 합작자본에 매각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나머지 7개은행은 3~4개 리딩뱅크로 재편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중 합작을 성사시킨 외환은행을 비롯 국민 주택 신한은행이 인수합병
(M&A)의 주도적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독일 코메르츠은행으로부터 3천5백억원을 끌어들이는데 성공한
외환은행은 다른 대형시중은행 1~2개를 흡수할 것으로 전망된다.

BIS(국제결제은행)기준 자기자본비율이 8%에 미달, 경영진단을 받고 있는
조흥 상업 한일은행은 경영진단결과에 따라 운명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 은행을 3~4개로 재편한다는게 금감위의 확고한 방침이어서 2~3개
은행씩의 짝짓기는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금융계에서는 이와관련 소매금융이 강한 국민 주택은행을 기업 및 국제
업무에 노하우가 있는 다른 시중은행과 합치는 안이 나돌고 있다.

<>소형시중은행 =한미 하나 보람 동화 동남 대동 평화 등 7개 소형은행은
은행이 처한 상황에 따라 헤쳐모여가 불가피하게 됐다.

금감위는 소형우량은행의 경우 그 특성을 인정해주기로 했다.

이에따라 합작은행인 한미은행과 우량은행인 하나은행은 소형우량은행의
몸체를 유지하게 됐다.

보람은행도 외국자본의 합작을 성사시킬 경우 합작은행으로 살아남을
것으로 예상된다.

나머지 4개은행의 운명은 불투명하다.

4개은행 모두 자구대상은행이다.

논리적으로만 따지면 우량은행에 합쳐야 한다.

그렇지만 나름대로 특성을 가진 은행이라 금감위의 고민이 크다.

4개은행의 처리방침은 지방선거후 결정될 전망이다.

<>지방은행 =10개 지방은행중 상당수는 퇴출될게 분명하다.

10개중 자구대상은행은 충청 경기 강원 충북 등 4개.

여기에 최근 경영개선권고를 받은 제주은행 등 5개가 관심이다.

금감위는 이들 은행의 경우 우량시중은행에 합병시킨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10개 지방은행을 5개의 광역은행으로 재편해야 한다는
주장도 일고 있어 약간의 변수는 남아있다.

지방은행으로 살아남는다 해도 업무는 크게 제한된다.

국제업무는 할 수 없게 된다.

다른 지역영업도 금지된다.

해당 지역의 중소기업과 지역민을 대상으로한 지방전담 소형은행으로
재편된다.

이렇게 되면 26개 일반은행은 전국을 영업망으로 하는 4~5개 대형시중은행,
3~4개 소형특화은행, 4~5개 지방은행으로 다시 태어나게 될 전망이다.

< 고광철 기자 gwang@ 하영춘 기자 hayou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