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전체가 부채비율 축소를 위한 자산매각에 매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유독 대우그룹이 신규사업 인수와 확장의 길을 걷고 있어 눈길을 모으고
있다.

대우는 이탈리아의 국영 중공업회사인 안살도사를 인수키로 하고
한화에너지를 이란국영석유회사와 공동인수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여기에 외자유치를 통한 초대형 합작은행 설립도 검토하고 있다.

대우는 이미 국제통화기금(IMF)관리체제 돌입과 때맞춰 지난해 12월
쌍용자동차를 인수, 재계를 놀라게 했다.

올들어서는 해태그룹의 광고대행사 코래드 인수를 위해 물밑협상을 진행해
왔다.

모든 기업이 "팔자"를 외치고 있는 마당에 대우만이 과감한 투자와 매입
전략을 펼치는 모습이다.

물론 대우도 "팔자"에 동참은 하고 있다.

카자흐스탄의 국영통신기업인 카작텔레콤의 지분을 매각하고 총13억달러
규모의 인도 코르바 발전사업프로젝트의 지분 50%를 유럽의 다국적기업인
ABB사에 매각키로 하는 등 해외자산 매각을 추진한 사례도 있다.

그러나 IMF체제에서 전반적인 대우의 경영전략 기조는 "축소" 보다는
"현상유지" 내지 "확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주변의 곱지 않는 시선에 대해 대우는 "우리의 전략을 잘못 이해한데서
비롯된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우 관계자는 "각 기업들이 부채비율 축소를 위한 구조조정을 사업부문
자산 매각으로 추진하고 있지만 우리는 외자유치와 수출확대를 통한 재무구조
개선에 역점을 두고 있을 뿐"이라면서 "수출확대를 위해서는 유기적으로
결합된 주력 업종의 한부분을 잘라낼 수가 없다"고 주장했다.

특히 안살도사의 인수는 엔지니어링 분야의 해외수주 확대를 위한 첨단
기술력의 보강 차원이며 필요하다면 다른 해외기업의 인수도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초대형 합작은행 설립 문제는 그룹차원에서 구체적으로 논의된 바 없지만
김 회장의 장기구상 가운데 하나이며 궁극적으로는 외자유치가 목적이 될
것이라고 대우는 밝혔다.

< 권영설 기자 yskw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