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제니스사가 22일 보통주의 전량소각 및 LG전자에 갚아야될 부채
2억달러의 출자전환 등을 주요 골자로하는 기업회생 계획을 발표했다.

이같은 제니스의 구조조정안은 모회사인 LG전자와 LG반도체 주가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론 악재임에 틀림없다고 분석한다.

제니스가 보통주를 전량소각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LG전자와 반도체는
출자금 3억6천6백만달러(장부가격 약 2천9백여억원)를 모두 날리게 됐다.

이로인해 올해 LG전자가 8백24억원, LG반도체는 2천42억원의 특별손실이
발생할 전망이다.

두 회사의 이익이 그만큼 줄어든다는 얘기다.

순이익 및 자산감소로 인해 재무구조도 악영향을 받을 것으로 증권관계자
들은 보고 있다.

이와함께 LG전자가 제니스에 대한 매출채권 등 4억1천만달러중 2억달러를
출자전환하고 구조조정 진행을 위해 6천만달러의 자금을 지원키로 한 것이
LG전자의 현금흐름을 악화시킬 수도 있다.

그러나 제니스를 매각 혹은 파산대신 회생시키기로 한 LG전자의 전략이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성공할 가능성도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99년부터 미국에서 본격화될 HDTV(고선명TV)의 기술력을 제니스로부터
이전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다.

제니스는 최근 계속해서 적자를 내긴 했지만 기술력은 있다는게 일반적인
평가다.

LG전자가 이번 구조조정안에서 제니스의 제조(manufacturing)분야 등
적자부문을 정리하고 연구개발(R&D)주력회사로 키우겠다는 것은 바로 이같은
점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

전병서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99년이후 세계가전시장은 HDTV 디지털TV 등
하이테크놀로지 경연장이 될 것"이라며 "제니스의 구조조정이 성공한다면
LG전자가 경쟁사인 삼성전자 소니 등에 앞서 미국 하이테크 가전시장을
선점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제니스의 구조조정안이 발표된 이날 LG전자 주가가 하한가를 기록하지
않는 것도 이런 점이 고려된 것으로 풀이된다.

< 박준동 기자 jdpowe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