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50조원의 채권을 발행, 금융기관의 부실채권을 매입하고 예금을
대지급하겠다는 금융기관 구조조정계획을 발표하자 은행주가 큰 폭으로
올랐다.

제일 서울 충청 광주 경기 전북은행 등이 상한가를 기록한 것을 비롯,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부실채권의 악몽에 시달리는 은행의 수익구조가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이
무더기 "사자"주문을 이끌어냈다.

그러나 은행주의 이같은 "상승합창"이 얼마나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증시전문가들은 은행 구조조정의 윤곽이 들어나는 6~7월께면 오히려
주가차별화가 심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먼저 정부가 은행 등 금융기관의 부실채권과 증자금액을 전부
책임지지는 않을 것으로 해석한다.

금융기관의 현재 부실채권은 줄잡아 1백조원.

정부가 지원해주는 것은 50조원으로 절반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은행 등 금융기관이 자체해결해야 한다.

아무리 적게 잡더라도 부실채권정리금액 25조원, 증자 20조원 등 45조원은
은행의 몫이다.(조점호 대우증권 과장).

이들은 "부실채권이 많고 증자여력이 없는 은행은 정부의 도움에도
불구하고 부실규모를 줄이기가 쉽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게다가 정부는 모든 은행의 부실채권을 매입해주지 않는다.

정건용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은 "금융감독위원회로부터 경영개선계획을
승인받은 금융기관에 대해서만 부실채권을 매입해줄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른바 선별 지원인 셈이다.

따라서 외국은행과의 합작, M&A(인수합병), 증자 등 자구노력이 여의치
않은 은행은 최악의 경우 시장퇴출의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다.

또 BIS자기자본비율 8%미만 은행이 피합병 또는 매각될 경우 감자 등이
불가피, 주주들의 피해가 예상된다.

서명석 동양증권 차장은 "최근 연일 급상승한 은행주중 일부은행은
가격왜곡의 징후가 엿보인다"며 "장기적으로 이런 은행은 거품이 빠질수
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또 증권 보험 종금 등 제2금융기관의 주가도 은행주와 같은 과정을
밟을 것으로 내다봤다.

< 박준동 기자 jdpowe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