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아시아국가중 인도네시아사태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고 있다.

인도네시아가 모라토리엄(채무지불중단)을 선언하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할
경우 한국에 "제2의 외환위기"가 닥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지적됐다.

인도네시아 소요사태가 본격화된 이달들어 우리나라의 환율절하율과 주가
하락률이 다른 아시아 국가보다 훨씬 컸다.

지난 15일 현재 원-달러환율(종가)은 달러당 1천4백36원으로 지난달말
(1천3백36원)보다 6.96% 평가절하됐다.

반면 다른 나라 통화의 절하율은 *싱가포르(달러) 3.34% *일본(엔) 1.39%
*대만(대만달러)1.20% *태국(바트) 0.21% *말레이지아(링기트) 0.17%
등이었다

주가도 우리나라가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지난 15일 종합주가지수는 362.94로 지난달말(421.22)에 비해 16.24%
떨어졌다.

이어서 *싱가포르 12.11% *태국 10.35% *말레이지아 9.19% 순이었다.

한은은 노동계 파업움직임 등 악재가 겹친 점을 감안하면 반드시 인도네시아
영향 탓으로만 돌리기는 힘들지만 싱가포르나 말레이지아보다 인도네시아사태
의 영향을 덜 받는다고 단정할수는 없게 돼있다.

대우경제연구소도 이날 "인도네시아의 모라토리엄 가능성과 우리경제에
미치는 영향"이란 보고서에서 인도네시아가 모라토리엄을 선언하면 일본의
은행이 부실화되고 이 과정에서 우리나라에 외환위기가 닥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인도네시아 사태의 시나리오와 우리경제에 미칠 파장을 진단한다.

<> 수하르토 정권의 조기붕괴 = 개혁이 부진한 가운데 물가상승 추세가
심화되면서 수하르토 정권이 올해내 붕괴되는 시나리오.

차기정권을 군부가 잡을 경우 신속한 경제개혁을 내걸고 국제사회의 원조를
끌어낼 것으로 기대된다.

이 경우 인도네시아의 모라토리엄 사태는 피할 수있어 우리나라에 최악의
시나리오는 아니다.

<> 정국불안의 장기화 = 심각한 정국불안이 지속되는 가운데 수하르토
대통령이 군부 지지를 기반으로 비상조치권을 선포, 정권을 상당기간동안
유지하는 시나리오.

가장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시위대에 대한 유혈진압으로 국제여론이 악화되면서 외국으로부터
금융지원이 중단될 수 있다.

이는 인도네시아의 모라토리엄으로 이어져 우리경제에 치명적인 타격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 현정권 개혁으로 정국불안 해소 = 현정권의 적극적인 개혁으로 물가
상승률이 현수준에서 억제되며 정국불안이 점차 해소되는 시나리오.

수하르토 대통령 친인척을 포함한 현정권의 대폭적인 개혁은 인도네시아
군부와 국제여론이 강력하게 요구할 경우 희박하나마 가능성이 있다.

우리나라에게는 가장 희망적이나 실현가능성은 가장 낮다.

이 경우 정국불안이 해소되고 국제통화기금(IMF)및 선진국의 금융지원이
이뤄지면 99년부터 정상적인 성장궤도로 재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 하영춘 기자 hayoung@ 유병연 기자 yooby@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