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사태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자 현지에 진출한 우리기업이
주재원 가족철수를 시작하는 등 인명피해 및 경제손실을 막기 위한 작업에
돌입했다.

17일 삼성물산 자카르타 지사 관계자는 "물산 소속 주재원 6명을 포함해
전자 엔지니어링 등 삼성계열사 주재원 30여명의 가족을 이날 오후부터
순차적으로 귀국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석유개발공사도 삼비도용광구개발을 위해 자카르타에 파견했던 직원
5명을 즉시 철수토록 지시를 내렸다.

이들은 항공편이 마련되는 대로 귀국할 예정이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자카르타무역관 송동규 부관장은 "자카르타
인근 탕그랑지역에 입주한 우리기업 가족들은 현재 철수를 준비중"이라고
전했다.

(주)대우 현대종합상사 등 현지에 진출한 상사들은 아직 주재원 및 가족
철수계획이 없지만 폭동이 확산될 경우 즉시 인근국을 경유해 철수시킬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현지에 공장을 둔 중소제조업체들은 5일째 공장을 제대로 가동하지 못하는
등 타격을 받고 있다.

자카르타 인근에 있는 화승의 합작공장은 가동을 중단하고 바이어인 리복에
납품연기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림통상 동양물산 경동산업 등 양식기생산업체들도 포장용 박스를 구하지
못해 수출입업무에 차질을 빚고 있다.

특히 이들 업체는 수출품을 운송하는데 상당기간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고 대책을 마련중이다.

인도네시아 진출 우리 중소기업들은 서둘러 공장을 정상가동하지 못할 경우
클레임문제로 적지 않은 곤욕을 치를 것이라고 우려했다.

현재 인도네시아에는 64개 섬유봉제업체, 29개 완구업체, 10개의 신발업체
등이 진출해 있다.

무역상사 및 정부투자기관의 지사 사무소도 사실상 업무가 중단된 상태이다

자카르타에 진출한 11개 무역상사 지점들도 당분간 정상적인 수출입업무가
불가능할 것으로 보고 미수금회수방안을 강구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최기화 (주)대우 자카르타지사장은 "18일 이후에나 금융기관이 정상적으로
영업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종합상사는 IMF사태이후 가뜩이나 이지역수출이 위축된 상황에서
인도네시아사태가 터져 지점폐쇄를 적극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석유개발공사 수출보험공사 포스코 등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정부투자업체들
도 소요가 악화될 것에 대비해 철수계획 등 대책을 마련토록 지침을 내렸다.

< 자카르타=이의철 기자 eclee@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