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은 10일 "국민과의 TV대화"에 앞서 이번주 중반부터
관계장관과 금감위원장 등을 불러 집중적인 업무보고를 받았다.

김 대통령은 지난 6일 오전 재경부장관의 업무보고를 받은데 이어 최대
현안인 실업대책을 점검하기 위해 오후 늦게까지 노동장관의 업무보고를
받았다.

7일에도 금감위원장을 불러 기업과 금융구조조정의 추진현황과 지속적인
개혁방안에 대한 대책을 논의했다.

김 대통령이 이번 TV대화에 더욱 철저하게 대비하는 것은 지난 1월과는
여건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연초 위기의식이 최고조에 달했던 때와 달리 사회분위기가 상당히
해이해졌고 실업문제 등 풀기 어려운 경제현안이 쏟아져 나왔다.

박지원 청와대대변인은 8일까지 접수된 질문의 75%가 실업 등 경제현안에
집중돼있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정책기획 경제 사회문화수석비서관은 김 대통령의 TV대화를
뒷받침하기 위한 답변자료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이규성 재경부장관은 김대통령에게 경제전반에 걸친 종합보고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부처장관들과는 확실히 차별화에 성공했다는게 재경부의 평가다.

재정 금융분야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들이 궁금해하는 실업 구조조정문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정책방안을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인투자유치와 관련해서는 상당히 획기적인 수준의 규제완화방안이
보고됐다.

외자유치를 강조하고 있는 김대통령의 관심을 감안한 것이다.

이장관 자신도 이번에 자료를 열심히 챙겼다.

최근 자신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는 김대통령의 뜻을 받들어 사실상
경제부처를 관할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는 후문이다.

어조도 이장관의 평소 스타일과 달리 상당히 힘이 배어있었다는게 배석자의
전언.

<>.이헌재 금융감독위원장은 지난 7일 기업과 금융구조개혁에 관해
김 대통령에게 상세히 설명.

다른 현안도 중요하지만 특히 구조개혁방안은 상세한 설명이 필요한
복잡하고 미묘한 사안이어서 설명에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그는 대통령이 구조개혁방안에 대해 가장 많은 질문을 받을 가능성이 커
깊은 관심을 보였다고 전언.

또 아직 발표할 단계에 있는 것은 아니지만 현대 삼성 등 5대 재벌이
추진하는 외자유치 등 빅 딜(큰 거래)추진상황도 보고했다고.

"대통령은 5대 재벌의 구조개혁이 느리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것과 달리 기업들의 노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설명.

이 위원장은 구조개혁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는데 정부간에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상태여서 순서보다는 추진절차나 그에 따른 문제점 등도 보고했다고.

<>.노동부는 "국민과의 대화"에서 실업관련 질문과 질책이 집중될 것으로
전망하고 대책마련에 분주.

노동부는 그동안 실무자들이 마련한 방대한 양의 예상질의.답변서를 작성,
청와대 대책팀에게 전달했다.

지난 6일 이기호 장관은 실직자 생계보호를 위한 공공근로사업, 생활안정을
위한 대부사업, 일자리창출등 실업대책 추진상황에 대해서는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했다.

노동부는 또 예민한 문제인 노사관계 불안정, 노사정위원회구성에
대해서도 질의가 나올 것으로 예상돼 잔뜩 긴장한 모습.

한편 이해찬 교육부장관은 지난 4일 오전 청와대에서 30분가량 김대통령을
면담, 교육관련 현안에 대해 보고했다.

이장관은 이 자리에서 사교육비절감방안 입시제도개선방안 대학비리근절
방안 실업자재취업교육 등에 대해 집중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해찬 교육부장관은 지난 4일 오전 청와대에서 30분가량 김대통령을
면담, 교육관련 현안에 대해 보고했다.

이장관은 이 자리에서 사교육비절감방안 입시제도개선방안 대학비리근절방안
실업자재취업교육 등에 대해 집중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장관은 특히 보고에 앞서 관련국장을 통해 학교급식관련 자료를 많이
챙겼다는 후문이다.

김대통령은 경제난으로 인한 학부모들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내년
하반기까지 학교급식을 전면 실시하는 방안을 국민과의 대화를 통해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사교육비절감방안과 관련, 이장관은 수능시험을 계속 쉽게 출제하고
입시과목을 줄이는 한편 다양한 전형방식 도입 등을 통해 과외 등
사교육비를 줄여가는 방안을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촌지 및 불법과외문제, 대학비리근절방안 등도 주요보고
내용이었다는게 측근들의 전언이다.

<김수섭.김광현.조일훈 기자>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