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대형 유통업체들이 국내 유통업체의 매장이나 사업부지를 임차하는
방식으로 한국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특히 이같은 임차진출방식은 매출부진으로 매장을 정리해야할 국내 유통
업체의 사정과 맞아떨어져 앞으로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3월 프랑스의 세계적 할인점업체인 프로모데스가
반도종합건설로부터 부산 사상소재 할인점부지를 장기임차한데 이어 최근에는
같은 프랑스의 까르푸가 현대백화점 미아점의 일부 매장을 임차하는 방안을
추진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또 미국의 할인업체인 코스코사는 지난 4일 신세계백화점의 프라이스클럽
3개 매장을 임대보증금 8천만달러에 20년간 장기 임차했다.

특히 코스코사는 임대차계약후 5년이내에 부동산가격및 환율동향에 따라
프라이스클럽을 일방적으로 매입할 수 있다는 옵션계약을 처음으로 체결,
국내 진출을 노리는 외국 기업들에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

이처럼 세계적인 유통업체들이 큰 투자비용없이 매장임대진출방식을
추진하고 있는 것은 IMF이후 국내 환율및 부동산시장의 불안으로 부동산에
대한 직접투자를 꺼리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IMF이후 처음으로 임차방식을 동원한 프로모데스는 반도종합건설 소유의
부산 사상구 계복동소재 사업부지 4천8백평을 임대료 1백40억원에 30년간
임차했다.

프로모데스는 앞으로 10년이내 5천여억원을 투자, 부산.경남권에 10여개의
매장을 추가로 확보할 계획인데 대부분 매장및 사업부지 임차방식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현대백화점 미아점의 지하 2개층을 임차하기 위해 최근 협의에 들어간
까르푸도 서울과 지방에 점포망을 확장하기 위해 임차 가능한 매장이나
부지를 물색중이다.

특히 프라이스클럽을 인수하면서 "임차후 매각"이라는 독특한 방식을
선보인 코스코사는 5년이내 비슷한 방식으로 전국에 10여개의 매장을 추가할
계획임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이밖에 미국의 할인점업체인 월마트도 최근 경영난에 빠진 국내 유통업체
들을 대상으로 기존 매장을 임차하는 방안을 모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상철 기자>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