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부터 북한땅에서 옥수수 시범재배를 시작합니다.

계획대로만 증산되면 3년내에 북한식량난을 해결할 수 있습니다.

또 5년내지 10년새 북한을 전세계에서 단위면적당 옥수수 수확량이 가장
높은 곳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이번주중 북한을 방문하는 "옥수수박사" 김순권(53.경북대교수) 국제옥수수
재단이사장은 방북하면 북한에서 옥수수시범재배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이사장에 따르면 북한은 미국과 함께 세계적 콘벨트의 일부.

따라서 "토양에 맞는 종자와 재배방법, 비료만 갖추면 3년내에 3백만t을
증산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이사장은 "재배방법에 대해서는 이미 북측과 기술적협의가 다 진행됐다"
고 밝혔다.

종자는 자신이 개발한 슈퍼옥수수종자인 "수원 19호" 등 5t을 갖고 간다.

"수원 19호"는 76년에 개발한 것으로 재래종보다 2~3배 생산성이 높은
교잡종.

"이번 방북기간중 농가재배용 시범재배용 등 세가지 종자를 들고가 토양
적응력이 높은 품종을 고를 계획입니다.

물론 북쪽의 과학자들과 의논해가면서지요"

문제는 비료.

"북한은 비료 20만t이면 옥수수 1백만t을 더 생산할 수 있다"고
김이사장은 설명했다.

그래서 김이사장은 이번에 소량의 비료도 갖고 간다.

비료는 지난달 13일 발족된 국제옥수수재단이 펼치는 "북한옥수수심기
범국민운동"으로 각계에서 기탁한 성금으로 구입했다.

옥수수재단 명예회장인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을 비롯 천주교 민족화해
위원회 YMCA 조계종 총무원 등 종교사회단체와 시민 4만여명이 낸 성금이다.

아프리카에서 17년간 슈퍼옥수수를 보급, 기아해결을 위해 애쓰기도 했던
김이사장은 "북한에서 옥수수를 증산하면 한국경제에도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는 매년 15억달러(약 2조1천억원)에 달하는 옥수수를 수입해오기
때문.

특히 "합영방식으로 생산해 한국에 일부를 들여오면 식량자급과 외화절감
효과도 클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같은 맥락에서 대북경협에 관심있는 기업과 실향민 등이 북한옥수수
심기에 적극 참여해주었으면 하는 것이 그의 바람이다.

<김정아 기자>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