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경기 긴급 점검] '침몰위기에 몰린 건설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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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밤 9시30분 서울 여의도 H건설 사무실.
80여명 가량의 전직원이 퇴근도 잊은채 전화통을 붙들고 있다.
아파트 중도금.잔금 미납자들에게 돈을 내달라고 당부전화를 하는 중이다.
매일밤 직원 한사람당 통화수는 대략 30여통.
이같은 하루 일과는 10시반 정도가 돼야 끝난다.
4개월째 계속 이 일을 하고 있지만 계약자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올들어 중도금납부율이 40%대로 낮아진후 호전 기미가 없다.
특히 정부가 아파트 전매허용 방침을 밝힌 3월이후엔 10%대로 뚝 떨어졌다.
규제완화정책이 오히려 화근이 되고 있는 셈이다.
입주금 납부실적도 극히 부진한 실정.
최근 입주를 시작한 S건설 남양주아파트는 현재 5백여가구중 40가구만
들어온 상태다.
입주때 들어와야할 1백40억원의 잔금중 10억원만 걷혔다.
전체 잔금의 8%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이에반해 중도해약 신청은 줄어들줄 모른다.
현재 이 회사가 해약신청을 접수해 준 것은 1백50가구.
이중 30개를 환불해 줬다.
밀려드는 해약신청으로 낮에는 정상업무를 못본지 오래라는게 이회사
직원의 말이다.
요즘 중소건설업체에선 직원들이 낮엔 해약이라는 민원에 시달리고 밤엔
중도금등을 내달라고 통사정하는게 하루일과다.
이런 과정을 겪으며 쓰러진 업체가 지난 3개월동안 1천여사, 하루평균
10개사를 넘는다.
현대산업개발과 대우같은 대형업체들도 사정은 비슷하다.
매달 해약가구수가 80~1백30개로 지난해보다 5배이상 늘어난 반면 중도금
잔금 납부실적은 갈수록 떨어지는 추세다.
"중도금 잔금을 합쳐 매달 2백30억원정도가 들어와야 회사가 정상적으로
돌아가는데 올들어선 20억~30억원이 고작입니다. 모자라는 돈은 급한대로
회사부동산을 담보로 금융기관에서 꾸어다 메꾸고 있죠. 이젠 담보마저
고갈된 상태입니다. 월급도 두달째 밀려 직원사기가 말이 아닙니다"
(중소건설업체 H건설 S이사)
29일 오전11시 경기도 김포 사우지구.
올해말부터 15개업체 5천3백여가구가 입주를 시작하는 이곳에선 현장
냄새가 전혀 안난다.
드나드는 공사차량이 뜸하고 인부들을 찾아보기가 힘들다.
짓다 만 아파트들 사이로 타워크레인이 가동을 멈춘채 서 있다.
공정률도 천차만별이어서 부도난 업체의 아파트는 폐허위의 잔해처럼
흉물스런 모습으로 자리를 지키고 있다.
"자금이 달려 공기를 못맞추고 있습니다. 예년의 10%정도 최소인력만
투입한 상태죠. 12월이 입주일인데 이 상태라면 어림도 없는 얘기죠"
한 건설업체 현장직원의 실토다.
이처럼 수도권은 물론이고 지방 중소업체들의 경우는 사정이 더욱 심각하다.
전기료를 못내 동력이 끊긴 현장도 있다.
현재 공사가 중단되거나 지연되고 있는 아파트는 수도권에만 3만가구,
전국적으론 13만가구에 달한다.
특히 분양률이 저조한 수도권 외곽과 지방아파트 현장은 대부분 공사가
중단된 상태다.
같은날 오후 3시 경기도 광주 D건설 모델하우스.
지난달부터 분양을 시작했으나 10여명의 직원들만 자리를 지키고 있을뿐
방문고객 한명 찾아볼수 없었다.
옆에 자리한 다른 건설업체들 견본주택도 사정은 마찬가지.
고객들로 북적댄 지난해 열기와는 달리 분양시장은 얼음장처럼 차갑게
얼어붙어 있었다.
"하루가 다르게 방문고객이 줄고 있어요. 소형평형 위주로 청약은 그런대로
마감됐지만 한달후에 있을 계약이 벌써부터 걱정입니다"
지난해 10월 이곳에서 1백% 분양을 기록한 W건설 김 차장은 불과 6개월만에
1백80도 바뀐 시장분위기가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이다.
이같은 시장상황에서 보듯 올해 아파트 분양률은 사상최악의 상태다.
올들어 세차례 실시된 서울시 동시분양에서 분양률은 2월이후 20%대로
내려앉았으며 용인 김포 광주 등 수도권 인기지역도 실제 계약률은 30~40%에
머물고 있다.
분양저조 해약사태 중도금.잔금납부지연 등으로 주택건설업체들이 중병에
걸려 신음소리 한번 제대로 내지 못한채 소리없이 죽어가고 있다.
풀한포기 잡을수 없는 절벽에 매달려 있는 형국이다.
업계에선 차라리 이럴바엔 동반부도라도 내는게 낫지 않느냐고 볼멘 소리를
한다.
하루를 넘기기가 살얼음판이란 얘기다.
< 유대형 기자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30일자 ).
80여명 가량의 전직원이 퇴근도 잊은채 전화통을 붙들고 있다.
아파트 중도금.잔금 미납자들에게 돈을 내달라고 당부전화를 하는 중이다.
매일밤 직원 한사람당 통화수는 대략 30여통.
이같은 하루 일과는 10시반 정도가 돼야 끝난다.
4개월째 계속 이 일을 하고 있지만 계약자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올들어 중도금납부율이 40%대로 낮아진후 호전 기미가 없다.
특히 정부가 아파트 전매허용 방침을 밝힌 3월이후엔 10%대로 뚝 떨어졌다.
규제완화정책이 오히려 화근이 되고 있는 셈이다.
입주금 납부실적도 극히 부진한 실정.
최근 입주를 시작한 S건설 남양주아파트는 현재 5백여가구중 40가구만
들어온 상태다.
입주때 들어와야할 1백40억원의 잔금중 10억원만 걷혔다.
전체 잔금의 8%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이에반해 중도해약 신청은 줄어들줄 모른다.
현재 이 회사가 해약신청을 접수해 준 것은 1백50가구.
이중 30개를 환불해 줬다.
밀려드는 해약신청으로 낮에는 정상업무를 못본지 오래라는게 이회사
직원의 말이다.
요즘 중소건설업체에선 직원들이 낮엔 해약이라는 민원에 시달리고 밤엔
중도금등을 내달라고 통사정하는게 하루일과다.
이런 과정을 겪으며 쓰러진 업체가 지난 3개월동안 1천여사, 하루평균
10개사를 넘는다.
현대산업개발과 대우같은 대형업체들도 사정은 비슷하다.
매달 해약가구수가 80~1백30개로 지난해보다 5배이상 늘어난 반면 중도금
잔금 납부실적은 갈수록 떨어지는 추세다.
"중도금 잔금을 합쳐 매달 2백30억원정도가 들어와야 회사가 정상적으로
돌아가는데 올들어선 20억~30억원이 고작입니다. 모자라는 돈은 급한대로
회사부동산을 담보로 금융기관에서 꾸어다 메꾸고 있죠. 이젠 담보마저
고갈된 상태입니다. 월급도 두달째 밀려 직원사기가 말이 아닙니다"
(중소건설업체 H건설 S이사)
29일 오전11시 경기도 김포 사우지구.
올해말부터 15개업체 5천3백여가구가 입주를 시작하는 이곳에선 현장
냄새가 전혀 안난다.
드나드는 공사차량이 뜸하고 인부들을 찾아보기가 힘들다.
짓다 만 아파트들 사이로 타워크레인이 가동을 멈춘채 서 있다.
공정률도 천차만별이어서 부도난 업체의 아파트는 폐허위의 잔해처럼
흉물스런 모습으로 자리를 지키고 있다.
"자금이 달려 공기를 못맞추고 있습니다. 예년의 10%정도 최소인력만
투입한 상태죠. 12월이 입주일인데 이 상태라면 어림도 없는 얘기죠"
한 건설업체 현장직원의 실토다.
이처럼 수도권은 물론이고 지방 중소업체들의 경우는 사정이 더욱 심각하다.
전기료를 못내 동력이 끊긴 현장도 있다.
현재 공사가 중단되거나 지연되고 있는 아파트는 수도권에만 3만가구,
전국적으론 13만가구에 달한다.
특히 분양률이 저조한 수도권 외곽과 지방아파트 현장은 대부분 공사가
중단된 상태다.
같은날 오후 3시 경기도 광주 D건설 모델하우스.
지난달부터 분양을 시작했으나 10여명의 직원들만 자리를 지키고 있을뿐
방문고객 한명 찾아볼수 없었다.
옆에 자리한 다른 건설업체들 견본주택도 사정은 마찬가지.
고객들로 북적댄 지난해 열기와는 달리 분양시장은 얼음장처럼 차갑게
얼어붙어 있었다.
"하루가 다르게 방문고객이 줄고 있어요. 소형평형 위주로 청약은 그런대로
마감됐지만 한달후에 있을 계약이 벌써부터 걱정입니다"
지난해 10월 이곳에서 1백% 분양을 기록한 W건설 김 차장은 불과 6개월만에
1백80도 바뀐 시장분위기가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이다.
이같은 시장상황에서 보듯 올해 아파트 분양률은 사상최악의 상태다.
올들어 세차례 실시된 서울시 동시분양에서 분양률은 2월이후 20%대로
내려앉았으며 용인 김포 광주 등 수도권 인기지역도 실제 계약률은 30~40%에
머물고 있다.
분양저조 해약사태 중도금.잔금납부지연 등으로 주택건설업체들이 중병에
걸려 신음소리 한번 제대로 내지 못한채 소리없이 죽어가고 있다.
풀한포기 잡을수 없는 절벽에 매달려 있는 형국이다.
업계에선 차라리 이럴바엔 동반부도라도 내는게 낫지 않느냐고 볼멘 소리를
한다.
하루를 넘기기가 살얼음판이란 얘기다.
< 유대형 기자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