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난 극복을 위해 경제검찰로 거듭나겠다고 선언했던 검찰이 정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기업인에 대한 검찰의 무차별적인 압수수색이나 출극금지가 빈발하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은 특히 대검 중수부 등에서 두드러지고 있다.

이론 인해 대내외 기업이미지가 실추, 외자도입이 보류되는가 하면 해외
진출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기업인을 경시하는 이같은 분위기로 경영자들의 사기가 크게 떨어지고 있다.

김태정 검찰총장은 지난해 10월27일 "발상 대전환을 통해 위기의 경제를
구하기 위해 걱정하고 있는 기업인들을 어떻게 도울 것인가를 먼저 생각해
검찰권을 행사하겠다"고 밝혔다.

<>우편 팩시밀리 진술을 활용하고 불가피한 경우외에는 기업인 소환조사
자제 <>조사할 경우에는 조사내용을 미리 정해 단 한번으로 조사종결
<>기업의 대외신용도를 고려, 도주우려 없는 경우에는 기업인의 출국금지
조치를 자제 등이 골자였다.

이후 3차례에 걸쳐 경제를 생각하는 검찰이라며 대대적으로 언론을 통해
발표했다.

그러나 김영삼정부 실정을 수사중인 대검 중수부의 수사는 이러한 발표를
비웃기라도 하듯 기업언론인들을 소환하고 있다.

검찰의 돌출행동은 개인휴대통신(PCS) 수사과정에서 잘 나타난다.

검찰은 한솔그룹의 이인희 고문과 구형우 그룹총괄부회장, LG텔레콤의
정장호 부회장 등 기업인들을 무더기로 출국금지 시켰다.

검찰 눈에는 국내 대기업의 최고경영진인 이들이 도주 우려가 있는 인물로
보이는 모양이다.

한솔PCS 조동만 부회장은 지금까지 두차례 조사를 받았다.

그것도 밤샘조사로.

압수수색도 조사협조 차원에서 임의제출이란 편법까지 사용했다.

한솔 이 고문의 미술관을 압수수색한 것이 대표적이다.

한마디로 기업의 대외이미지를 전혀 고려하지 않는 수사다.

재계에서는 이러한 검찰의 수사가 경제위기 극복에 나서고 있는 기업인들의
사기를 위축시키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벌써 기업 피해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한솔PCS에 1억8천만달러를 투자키로 한 벨캐나다 인터내셔널(BCI)이
투자협상을 잠정 중단하겠다고 밝혀 외자유치가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LG텔레콤도 기업이미지 손상으로 해외진출에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우려하고
있다.

경제검찰의 모습을 기대한 경제계의 바람은 이번에도 현실화되지 못하고
한여름밤의 꿈으로 끝날 전망이다.

< 김문권 기자 >

[[ 경제 관련 검찰 어록 ]]

<>현재의 경제위기 상황에서는 검찰이 발상의 대전환을 통해 위기에 빠진
경제를 가장 뼈저리게 걱정하고 있는 기업인들을 어떻게 도울 것인가를 먼저
생각하고 기업인들이 경제회생을 위한 검찰의 의지를 피부로 느낄수 있도록
하는 것이 선결과제다.

(김태정 검찰총장 전국특별수사부장 검사회의에서 1997년 10월27일)

<>전 검찰력을 동원, 경제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검찰권을 집중 행사할
것.

10월27일의 검찰권 행사방안을 철저히 수립시행할 것.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검찰권 집중행사 관련 검찰총장 특별지시 11월25일)

<>기업인들은 경제난과 위기극복에 앞장서 나가고 있다.

기업과 기업인을 보호해 경제난국을 극복하자.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검찰총장 특별지시 12월5일)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