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 알래스카에서 남극 파타고니아까지"

미주대륙 전체를 하나의 경제블럭으로 묶는 원대한 구상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세계경제의 엔진 북미와 신흥시장으로 각광받는 중남미가 하나의 시장으로
통합되는 것이다.

쿠바를 제외한 전(전)미주 34개국 정상들은 미주자유무역지대
(FTAA:Free Trade Area of America) 창설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18, 19일
양일간 칠레 수도 산티아고에서 머리를 맞댄다.

지난 94년 미국 마이애미에서 첫 회담을 가진후 이번이 두번째 모임이다.

당시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은 오는 2005년까지 인구 8억, 총 GDP
9조9천억달러의 세계 최대 자유무역지대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이후 준비작업을 진행해오다 지난달 코스타리카에서 열린 예비회담에서
2차 정상회담 개최에 합의한 것이다.

현재 미주대륙은 북미자유무역지대(NAFTA) 남미공동시장(MERCOSUR)
안데스공동체(ANCOM) 중미공동시장(CACM) 카리브공동시장(CARICOM)등
크고작은 5개 권역으로 나눠져 있다.

이 분립상태를 하나의 단일시장으로 묶는 방대한 작업이 본격궤도에
오른 것이다.

마침 16일에는 남미공동시장과 안데스그룹 소속 9개국 통상장관들이
부에노스아이레스에 모여 오는 2000년까지 두시장을 통합하기로 하는 협정에
서명했다.

미주대륙을 하나로 엮는 작업과 병행해 소시장들이 먼저 연결되는
또 다른 레이스가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FTAA 구상은 역내 무역자유화등 경제문제에만 국한되어 있지 않다는데서
유럽연합과 비슷한 목표를 설정해놓고있다.

2010년까지 미주 전역에 의무교육을 실시하는 방안을 비롯 환경보호
마약근절 사법공조등 미주대륙의 현안도 테이블에 올려진다.

이때문에 각국의 정치적 지원도 필수적이다.

FTAA 창설논의는 앞으로 시장접근 투자 서비스 정부조달 분쟁해결 보조금
반덤핑등 12개 협상그룹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협상그룹별 회담은 오는 5월 1일부터 2001년 2월말까지 마이애미에서,
2003년 2월말까지는 파나마에서,2005년 FTAA가 출범할 때까지는
멕시코시티에서 열릴 예정이다.

FTAA 창설문제가 수면위로 떠오른 것은 중남미 국가들이 90년대들어
경제개혁에 박차를 가하면서 부터였다.

중남미 각국은 이때부터 외국인투자 자유화, 규제완화, 민영화,
수입자유화 등 폭넓은 분야에 개혁드라이브를 걸어왔다.

멕시코 외환위기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결국 성장과 안정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는 나름의 성과를 올렸다.

이때문에 EU와 일본도 중남미 시장을 무시할수 없게 됐다.

특히 EU는 지난 95년 이미 남미공동시장(MERCOSUR)과 2005년까지
자유무역지대(FTA)를 만들기로 기본협정을 맺기까지 했다.

미국으로서는 결국 불가피한 경쟁에 밀려들게 됐다.

중남미 각국도 산업경쟁력 강화, 역내무역 확대등을 위해 지역대통합을
간절히 희망해왔다.

FTAA 협상이 예정대로 순항할 경우 세계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막대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유럽 단일 시장(EU)이 조편성을 끝내고 출발선에 대기하고
있는터여서 시장간 통합작업은 더욱 가속화 될 전망이다.

동남아국가연합(ASEAN)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등도 한 차원
높은 협력체로 거듭나야 한다는 압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아시아지역은 독자적인 블록이냐 미국과의 태평양 연합이냐를 선택해야하는
갈림길로 들어설 가능성도 크다.

그러나 협상이 지지부진할 경우 NAFTA와 16일 통합협정에 서명한
"메르코수르 안데스 연합"이 독자적으로 영역을 넓혀나가는 파워게임을
벌일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다.

이 연합의 목적은 오는 2000년까지 북미에 대응한 남미의 자유무역지대
(SAFTA)를 만들자는 것이다.

(장규호 기자)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