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부처와 연기금등 정부관련기관들이 금리하락을 가로막고 있다.

또 은행들은 시장금리가 속락하고 있는데도 당좌대출금리를 내리지 않고
있어 금리인하 추세를 거스르고 있다.

14일 금융계에 따르면 정보통신부 노동부 고속철도관리공단
국민체육진흥공단 등 정부기관과 공무원연금관리공단 국민연금 등 정부관련
연기금들은 최근에도 은행등 금융기관들을 대상으로 여유자금을 운용하면서
금리입찰을 실시하고 있다.

이들 기금들은 통상 5백억-1천억원의 여유자금을 예치하기 위해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적용금리를 써내도록 종용, 최고 금리를 제시한 은행에 자금을
예치하고 있다.

실제 최근 금리입찰을 실시한 한 기금의 경우 5백억원을 한달동안 예치
하는데 12개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응찰을 받아 연 21%로 최고금리를 써낸
은행에 자금을 몰아준 것으로 파악됐다.

자금을 낙찰받은 은행은 한달만기 양도성예금증서(CD)를 발행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유치했다.

이 은행이 써낸 CD발행금리 21%는 지난 13일 유통수익률 20.0%보다
1.0%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관계자들은 일선영업점장들로선 예금을 유치하기 위해 무리하게 높은
수준의 금리를 제시하고 있으나 시장금리의 하락으로 고금리자금을 운용할
데가 마땅치 않아 주로 중소기업들에게 높은 금리를 대출해 주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정부가 시장금리와 금융기관 금리를 떨어뜨리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기관들이 앞장서서 금리입찰을 실시, 고금리를 부추기는
것은 금리하락에 찬물을 끼얹는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이에대해 관련 연기금들은 최대의 수익을 내는데 자금운용의 촛점을 맞추는
것은 기본이라며 최근엔 금리와 해당 금융기관의 신용도 지급능력 등을
종합고려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한편 최근 하루짜리 콜금리 등 은행 조달금리인 시장금리가 속락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은행들은 당좌대출금리를 좀처럼 떨어뜨리지 않고 있다.

지난 13일 하루짜리 콜금리가 연 20.26%로 전날보다 0.26%포인트 하락
했는데도 조흥 등 6대 시중은행은 이날 대기업에 대한 당좌대출금리를
전날과 같은 연 25.5-26.0%로 고시했다.

은행들은 하루짜리 콜금리 등 시장금리에 따라 다음날 당좌대출금리를
조정하게 돼 있다.

< 하영춘 기자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