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당국 대표회담 이틀째인 12일 남북한 협상대표들은 대북 비료지원과
이산가족 상봉, 특사 및 고향방문단 교환 등의 관심사항을 병행해 논의
하기로 합의했다.

양측은 또 당국자간의 회담이 지속돼야 한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차관급
회담을 정례화하기로 의견접근을 보았다.

남측 수석대표인 정세현 통일부차관과 북측 수석대표인 전금철 정무원
책임참사 등 양측대표단은 이날 베이징 차이나 월드호텔에서 대북비료지원을
포함한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상호 관심사항을 논의했다.

양측은 수석대표가 참석하는 회담과는 별도로 이날 오후 실무회의를 가졌다.

북측은 첫날 회의에서는 선비료지원, 후남북관계 개선을 논의하자는 입장을
보였으나 둘째날 회의에서는 입장을 완화했다.

남측은 북측에 대해 비료지원이 이루어지기 위해선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북한의 상응한 조치가 있어야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고 이산가족 면회소와
우편물 교환소 설치, 고령이산 가족들의 개별방문및 상봉, 고향방문단 시범
교환, 이산가족의 생사와 주소확인 등의 세부사항을 논의할 것을 제안했다.

남측은 이와함께 남북관계 개선의 돌파구 마련을 위해 최고당국자가 지명
하는 특사교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남북관계 개선을 제도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남북기본합의서 이행, 정치.군사교류협력, 화해 등 분야별 4개
공동위원회를 전면 가동하자고 요구했다.

이에대해 북측은 선비료지원후 남북관계 개선방침을 철회한 만큼 북한지역
의 파종시기에 맞춰 비료 20만t가량을 조기에 지원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와관련, 전금철 북측수석대표는 이날 오전 숙소인 징륜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남관계가 개선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돼 있다"면서 "앞으로 잘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양측이 제기한 현안문제를 진지하고 충분히 논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 베이징=김영근 특파원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