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금고 제작업체들이 때아닌 호황을 누리고 있다.

일본 금융시장이 "빅뱅" "엔가치폭락" 등으로 불안한 양상을 보이자 금고
수요가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금고 붐은 홋카이도에서 시작됐다.

지난해 10월 홋카이도 다쿠쇼쿠 은행이 문을 닫으면서부터다.

은행에서 돈을 인출한 고객들은 "보다 안전하게" 돈을 맡길 곳을 찾다
금고를 구입하기 시작했다.

"차라리 집안에 돈을 쌓아두는게 더 안전하다"는 생각에서다.

1주일후 야마이치증권이 쓰러지자 금고 구입붐은 혼슈로 옮겨갔다.

혼슈에서는 휠씬 많은 금고가 팔렸다.

금고제작업체인 에이코 고쿄사는 판매량이 한달만에 2배로 폭증했다.

월평균 1만대정도 팔리던 것이 2만대를 넘어섰다.

이 회사 관계자는 "주말 휴일도 없이 일하지만 주문이 쇄도해 제대로
납기일도 맞추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소개했다.

다른 금고 제작업체들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현금유통률이 지난해보다 9.5% 늘어나 금고 수요가 계속 늘 것"
으로 보고 있다.

다른 사람들은 몰라도 금고 제작업체들에는 일본 금융권의 혼란이 큰
호재다.

< 박수진 기자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