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 등 지배주주의 경영권 전횡을 차단하고 경영투명성 제고를 위한
취지로 도입된 외부감사 및 사외이사제도가 퇴색되고 있다.

30일 증권감독원에 따르면 이날까지 주주총회를 끝낸 5백49개 상장사
가운데 80%이상이 전직 임직원을 상근감사로 선임했다.

사외이사의 경우에도 전직 임직원이 34%나 됐다.

이에따라 독단적인 기업경영행태를 개선하기 위해 도입된 외부감사와
사외이사제도가 사실상 유명무실해질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편 소수주주권의 행사요건이 완화됨에 따라 12월결산 상장사의 이번
주총에서는 의결권대리행사 권유 등을 통한 소수주주들의 목소리가 어느때
보다 높았다.

대림통상 등 4개사는 경영권분쟁, 삼성전자 등 2개사는 주주제안권 행사,
신성무역 등 3개사는 소수주주권 행사, SK텔레콤 등 4개사는 소수주주의
의결권대리행사로 곤욕을 치렀다.

소수주주들의 주주권행사가 강화되자 일부기업들은 아예 주총장소를
지방소재 공장으로 정하거나 일정을 연기하는 등 각종 편법을 동원,
주주들의 주총참여를 어렵게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따라 증감원은 소수주주권행사요건을 단독주주권으로 개정하는 한편
의결권대리행사의 경우 <>위임장의 기재사항 <>권리자 입증방법 <>행사절차
등을 구체적으로 규정, 경영진의 자의적 판단에 따른 주주들의 주총참석
거부 등을 없앨 방침이다.

<박영태 기자>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3월 3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