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식가는 스캔들을 좋아한다?"

일본 미식가들이 대장성 뇌물 스캔들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뇌물 스캔들 이후 고급 음식점이나 요정들이 경쟁적으로 가격을 내리고
있어서다.

뇌물 스캔들과 음식 가격과의 상관관계는 간단하다.

고급 음식점들이 뇌물을 주고 받는 "검은 거래" 장소로 지목되면서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어진 것.

고급 음식점들은 결국 줄어드는 매출을 만회하기 위해 가격을 내리기
시작했다.

먹고 싶은 것은 많지만 돈이 없어 못가던 미식가들에게는 더 없이 좋은
찬스가 온 셈이다.

일본인들이 좋아하는 참치회의 경우 지난해보다 가격이 절반 가량
떨어졌다.

스캔들이 불거져나온 지난달 중순이후 한달새에만도 20% 정도나 값이
내렸다.

복어요리는 지난해보다 값이 20% 가량 떨어졌다.

소 안심고기도 작년보다 수요가 44%나 줄면서 가격이 크게 떨어졌다.

한편에서는 초콜릿값까지도 떨어지고 있다.

초콜릿은 고급요정 호스티스들이 고객관리를 위해 선물하던 대표적
상품.

그러나 스캔들 이후 정기적으로 이를 선물하는 호스티스들이 줄어
초콜릿가격도 인하되고 있다고.

부담없이 고급요리를 먹고 입가심으로 맛있는 초콜릿까지 싸게 즐길 수
있어 일본 미식가들은 대장성의 뇌물스캔들이 싫지만은 않은 표정이다.

< 박수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