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예탁금이 최근 두달동안 무려 1조원 가까이 줄어들면서 증시
수급구조가 악화되고 있다.

주식매수를 위한 대기자금인 고객예탁금은 20일 현재 3조5백10억원에
지나지 않는다.

두달전인 1월20일엔 무려 4조3백91억원을 기록, 증시의 버팀목 역할을
단단히 했었다.

그러나 최근들어 썰물처럼 빠지고 있어 이대로 가다간 3조원대가
붕괴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예탁금 감소의 1차적인 원인은 기관투자가들의 주식매도 공세.

자기자본비율 충족, 3월 결산 등을 앞둔 기관들이 주식을 판뒤 자금을
빼내가고 있다.

실제 기관들은 3월들어서만 6천7백59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여기다 계열 증권사 지원용으로 들어왔던 대기업 자금도 다시 환수되고
있다.

개인투자자들도 가세하고 있다.

금리가 내리자 고금리 금융상품을 살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판단한
일반투자자들이 자금을 증시에서 은행 등 다른 금융권으로 옮기고 있다는
얘기다.

게다가 외국인 매수세 둔화 등으로 주가의 추가상승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 투자자들의 증시이탈도 적지 않다는 게 증권사 관계자들의
전언.

신용융자잔고마저 줄어들고 있어 주식수요는 갈수록 감소하는 양상이다.

< 조성근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