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안기부 비밀문건에 특수공작원 "흑금성"으로 등장하는 박채서씨가
전무로 있는 (주)아자커뮤니케이션에 대해 "남북협력사업 승인"취소 여부를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 관계자는 19일 "지난달 승인한 (주)아자커뮤니케이션의 남북협력
사업에 대해 취소 여부를 검토중"이라며 "남북교류협력법상 하자가 있을
경우 취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현재로서는 (주)아자커뮤니케이션 전무인 박씨가
"흑금성"이라는 것 외에는 파악된 것이 없다"고 덧붙였다.

박씨가 전무로 있는 아자커뮤니케이션은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광고대행 회사.

95년 박기영(41) 사장이 설립한 직원 7명의 소규모 업체로 지난 2월19일
통일부로부터 광고제작 분야에서 첫 남북협력사업 승인을 얻었다.

당시 이 회사는 북한의 금강산국제관광총회사와 함께 20만달러를 들여
"금수강산합영회사"를 설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달말 배우 안성기씨와 스태프진이 방북, 백두산과 금강산, 개성의
선죽교 등지에서 국내 모 대기업의 휴대폰 광고를 촬영할 예정이었다.

관련 업계에서는 상대적으로 소규모인 이 회사가 순식간에 대북사업에
성공을 거두게 된데는 박씨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박씨는 육군 3사관학교를 나온뒤 정보사령부에 근무하는 등 오랫동안 대북
관련 업무를 해온 정보요원.

권영해 전안기부장이 사단장 시절 참모를 지내는 등 가까이 지냈고 권씨가
안기부장이 되면서 다시 그를 끌어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용준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