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스위스 제네바 4자회담에서 가까운 장래 남북대화를 할 용의가
있다고 우리측 대표에게 전한 것으로 18일 밝혀졌다.

박정수 외교통상부장관은 이날 김대중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북한측 이근 차석대표가 최근 우리측 유명환 외교통상부 북미국장에게
가까운 장래 남북대화 용의가 있으며 남북대화가 이뤄진 뒤에도 우리측이
4자회담을 계속할 것인지에 대해 물어 왔다"고 보고했다.

김대통령은 이와관련, "남북대화의 문호는 개방돼 있으며 필요하면 정상
회담도 할수 있다"고 말했다고 박지원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김대통령은 "남북간 경제협력도 정경분리 원칙에 따라 진행해도 좋다는
입장"이라며 "(남북경협을 위해) 기업인에 대한 제한을 철폐하고 북한의
농업구조개혁도 돕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대통령은 또 "미국 등과 합의된 사항이 있으니 합의는 합의된대로
지키고 원칙은 원칙대로 지켜야 한다"며 남북대화와 4자회담을 병행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김대통령은 "남북합의서에서 화해 교류협력 불가침의 3대원칙을 합의했다"
며 "화해와 교류협력문제는 남북대화로 풀어 나가고 한반도 평화 등 불가침
문제는 4자회담에서 다룰 것"이라고 밝혔다.

김대통령은 그러나 "미군철수에 대해선 북한이 간섭할 문제가 아니며 미국
과 북한 두 나라만의 평화회담도 있을 수 없다"며 "평화회담은 전쟁 당사자
모두가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수섭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