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3.13대사면조치는 국민의 일상활동에 불편을 주는 각종 법적제한을
과감히 푼 것이 특징이다.

총 사면수혜자 5백52만7천3백27명중 생활사범 관련자들이 전체의 97%인
5백35만명에 달할 만큼 수혜폭이 사상 최대 규모다.

이번에 혜택을 받게 된 유형은 크게 세가지.

운전면허와 관련해 벌점 등을 받아 불이익을 받아온 부류, 과실범이나
각종 행정법규를 위반한 사람, 부정수표단속법위반자 등이다.

혜택내용을 보면 운전면허 벌점 등과 관련된 사람은 모두 원상회복된다.

기존의 벌점은 모두 없어지고 단순한 벌점과다로 운전면허가 정지 또는
취소된 사람은 오는 24일부터 면허를 신청하면 재발급받을 수 있다.

법무부는 13일 발표이후 경찰청이 해당자를 선별해야 하는 행정절차가
남아있어 본격 발효까지 10일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뺑소니 음주운전사고 등 형사상 범죄행위로 인해 취소된 사람은
혜택을 받지 못한다.

이번 조치는 또 자동차 보험료납부금 산정에도 영향을 미친다.

운전면허 정지 또는 취소자의 경우 보험료부담이 할증되나 원상복구되면
보험료납부액이 원래대로 줄 게 된다.

그러나 이미 납부한 할증금에 대해서는 환급받지 못한다.

도로교통법위반으로 범칙금을 부과받은 사람은 사면대상에서 제외됐다.

과속 주차위반 신호위반 무단횡단 자동차전용도로 주행 등이 이에
해당한다.

법무부는 "범칙금을 성실히 납부한 사람과의 형평성을 고려해 이번 사면
대상에서 뺐다"며 "이번 조치로 전체 운전면허 소지자 1천8백59만명의 4분의
1인 5백32만5천8백50명이 혜택을 보게 됐다"고 밝혔다.

고의성이 없는 단순 과실과 행정법규 위반으로 집행유예, 선고유예 기간
중에 있는 사람 3만1백82명도 형선고실효 및 복권조치로 전과가 말소된다.

교통사고 사범과 식품위생법위반 건축법위반 향군법위반자들이 이에
해당된다.

사소한 실수로 "별"을 달아 취직 등에서 받았던 불이익은 없어지는 셈이다.

부정수표단속법위반자도 경제활동을 재개할 수 있게 됐다.

과거 어려운 경제여건하에서 건실하게 경제활동을 하다가 부득이하게
형사처벌을 받게 된 경제인들이 여기에 해당된다.

이들도 주식회사를 설립할 수 있다.

다만 부정수표단속법에 의한 부도사범은 신용정보교환 및 관리규약에 따른
불이익을 계속 받는다.

전과가 없어졌다고 금융거래와 관련된 신용까지 높아지지는 않기 때문이다.

또 은행법 증권거래법 등이 정하는 금융기관임원은 일정기간이 지나지
않으면 될 수 없다.

<고기완.허귀식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