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은 11일 안기부가 김대중 대통령 비방 기자회견을 위한 공작금으로
1만9천달러를 제공한 사실을 밝혀냈다.

서울지검 남부지청(김원치 지청장)은 안기부 해외조사실 이대성실장과
송봉선 단장등을 상대로 한 철야조사에서 이들이 지난해 12월 북경과
동경에서 김대통령비방 기자회견을 한 윤홍준(32.구속)씨에게 각각
1만달러와 9천달러를 제공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이실장등은 지난해 12월 7일 안기부내 사무실에서 해외조사실 소속
이재일씨(구속)와 윤씨 등과 만나 기자회견을 처음 계획했으며 이틀뒤인
9일 서울에서 북경 기자회견 경비조로 1만달러를, 10일엔 이재일씨가
북경에서 동경 현지 기자회견 경비명목으로 9천달러를 각각 제공한 것으로
조사결과 드러났다.

또 이실장은 같은달 10일 이재일씨를 북경에 보내 시내 한 호텔에서
북경과 동경, 서울에서 가질 기자회견 문안을 윤씨와 함께 작성토록
지시했다.

검찰은 이실장 등을 상대로 차장급 이상 안기부 고위 간부가
연루됐는지와 서울에서 가진 기자회견 경비명목으로 추가로 돈을 더
제공했는지 여부 등을 집중 추궁중이다.

검찰은 이들의 혐의 사실이 확인되는 대로 빠르면 이날 오후 이실장
등에 대해 안기부법(정치관여 금지등), 선거법위반(허위 사실유포등),
명예훼손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 이심기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