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하르토 대통령의 7선이 확정되면서 인도네시아가 고정환율제(통화위원회)
도입을 강행할 것인지가 국제금융가의 큰 관심거리로 떠올랐다.

통화위원회제도를 추천했던 미 존스홉킨스대학의 스티브 행크 교수는
"이 제도는 IMF프로그램에 반하는 게 아니라 보완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며
인도네시아 정부를 지원하고 있다.

통화위원회 제도는 수하르토에게 이미 자존심의 문제로 발전해있기도 하다.

IMF가 반대한다고 이를 포기하면 권위에 상처를 받을 정도다.

IMF와 미국은 물론 이 제도에 반대하고 있다.

그러나 무조건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방향은 동의할 수 있지만 "시기상조"라는 다소 신축적인 표현을 쓰고 있다.

협상의 여지가 없지만은 않다는 얘기다.

IMF는 통화위원회 도입을 허용하는 대신 금융과 산업정책에서 자신들의
프로그램을 관철시켜 체면은 유지할 수 있다.

통화위원회 제도는 외환보유량의 증감에 따라 국내통화량을 조절하는
일종의 고정환율제도다.

다시말해 국내금융시장에서 고금리가 지속되면 외화가 유입되고 정부는
유입된 외화만큼 국내통화량을 늘린다.

통화량이 늘어나면 금리가 떨어지게 되고 외화는 다시 빠져나간다.

이 경우 정부는 유출된 외화를 감안해 국내통화량을 다시 줄이고 통화량이
줄어들면 다시 금리가 올라 외화가 유입되는 흐름이 이어진다.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