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는 작게, 모니터는 크게"

IMF한파로 PC판매가 크게 부진한 가운데 모니터의 경우 중대형인 17인치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수요는 오히려 늘어 15인치짜리를 빠른 속도로
대체하고 있다.

이는 PC의 경우 펜티엄MMX 제품대신 고급형인 펜티엄II가 주력모델로
자리잡는 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있는 것과는 대조적인 현상이다.

17인치 모니터의 판매비율은 지난해 상반기까지만해도 10%대에 머물렀으나
최근 35%선까지 늘어났다.

15인치모델보다 25만~30만원 가량 비싼데도 15인치제품의 시장주도권을
위협하고 있다.

이를 반증하듯 삼성전자 삼보컴퓨터 LG-IBM 등 PC메이커들은 최근들어
15인치와 17인치 모니터 장착비율을 최대 5대5까지 늘려 PC제품을 출고하고
있다.

모니터 업계는 현재 PC모니터 크기별 판매비율을 14인치 15인치 17인치
19인치이상 제품별로 각각 6% 55% 35% 4%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14인치 제품은 최근 몇년째 급속하게 퇴조하고 있고 19인치이상 제품은
값이 비싸 시장수요가 미미한 형편이다.

또 아직은 15인치수요가 17인치모델을 앞서고 있으나 올해부터는
판매비율에서 대등한 수준이 되거나 17인치가 오히려 우위에 설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특히 PC의 멀티미디어화가 가속화하면서 대형 화면에 대한 소비자의
욕구가 커지고 있어 앞으로 17인치 모니터 판매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더욱이 최근들어 불필요한 PC사양을 구입하는 대신 한 치수 더 큰
모니터를 갖추려는 구매패턴이 확산되고 있는 것도 이같은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앞으로 환율이 안정되면 보급형 17인치 모니터 가격이 현재의 50만~60만원
에서 15인치 제품과 별차이없는 30만~40만원선으로 내려가면 구매수요를
더욱 부추길 것으로 보인다.

이와함께 그래픽아티스트 등의 전문가들이 주로 사용하는 19인치 이상의
대형 모니터도 고해상도 고화질을 필요로하는 일반사용자까지로 수요층이
점차 확산되는 추세다.

용산전자상가에서 모니터판매점을 운영중인 이승용 알지비테크사장은
"불황 여파로 전체적인 모니터 판매대수는 줄어들었지만 15인치와 17인치의
판매비율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다"며 "앞으로 시장가격이 좀더 떨어지면
17인치 제품이 주력모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수언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