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그룹이 서울 역삼동에 짓고 있는 1천5백억원 상당의 새 사옥빌딩을
매각한다.

동부그룹 관계자는 8일 "역삼동빌딩이 완공되면 회장실을 비롯 금융부문
을 제외한 전계열사를 입주시켜 명실상부한 강남시대를 연다는 계획이었
으나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이를 매각키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전문 부동산중개업체에 매각을 의뢰했으며 계열사들은 기존
사무실을 그대로 쓰거나 일부는 지방공장으로 이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역삼동빌딩은 대지 9백36평에 지하9층 지상22층 규모이며 이번 매각결정
에 따라 완공을 눈앞에 두고 주인이 바뀌게 됐다.
동부그룹은 지난 83년 자동차보험을 인수한 후 서울 초동의 자보빌딩을
사옥으로 써왔으나 건물이 낡고 협소해 재계19위 그룹으로서의 체면을 살리
지 못했다.

특히 제강(삼성동) 한농화학(논현동) 증권(여의도) 생명(장교동) 등 주력
계열사들이 셋방살이를 하느라 뿔뿔이 흩어져야 했다.

그룹 관계자는 "창업이후 처음으로 제대로 된 사옥을 마련해 반도체 신소
재 등 첨단산업에 진출한다는 계획이었으나 당분간 내집마련은 뒤로 미루게
됐다"고 푸념했다.

< 이영훈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