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화차입이 가능한 금융기관의 외부감사인을 세계 6대 회계법인과
업무제휴를 맺고 있는 회계법인으로만 한정시키려는 정부와 증권감독원의
움직임에 대해 다른 회계법인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4일 회계사업계에 따르면 세계 6대 회계법인 (빅6)이 아닌 다른
외국회계법인과 업무제휴관계를 맺고 있는 국내 회계법인들은 금융기관
감사인을 제한하려는 정부의 움직임은 객관성이 결여돼 있는 등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들 회계법인이 우선 문제삼는 것은 금융기관의 외부감사인을 빅6과
업무제휴한 법인으로 한정하는 선정기준에 대한 형평성을 들고 있다.

빅6이 아닌 다른 외국회계법인을 제휴선으로 갖고 있는 A회계법인의
한 관계자는 "국제적으로 인정된 회계법인을 규모로만 따져 국내외
빅6 회계법인만으로 제한하는 것은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빅6이
아닌 다른 외국사와 관계를 맺고 있는 국내 회계법인들의 감사보고서도
국제적으로 통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빅6과 업무제휴한 법인으로 업무수임을 제한하는 것은 현행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에도 어긋한다는 주장도 있다.

B회계법인의 관계자는 "1백명이상의 회계사를 둔 회계법인은 업무수임에
제한을 받지 않는다는 외감법 시행규칙이 있다"고 밝혔다.

현재 빅6이 아닌 외국회계법인과 업무제휴관계를 맺고 있는 국내
회계법인은 청운 삼덕 신한 대성 삼화 대주 이원 가립 삼경 등이다.

< 김홍열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