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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념의 벽 허문 여배우 '전옥' 대중가극으로 화려한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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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가 물보다 진하고 예술이 이념보다 더 큰 힘을 발휘할 때가 있다.

    1950년대 빨치산과 토벌대가 서로에게 총을 겨누던 지리산에서 실제 이런
    일이 벌어졌다.

    바로 전설적 여배우 전옥과 그가 이끄는 백조가극단의 신파극 "눈내리는
    밤"공연이 끝나고서다.

    삼성영상사업단이 27일~4월12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선보이는
    "눈물의 여왕"은 잠시나마 이데올로기 대립을 허물고 한 민족임을 확인케
    해준 배우 전옥을 서사적으로 그린 창작 대중가극이다.

    빨치산 토벌대장 차일혁총경의 아들 차길진씨가 부친의 생애를 바탕으로
    쓴 소설 "애정산맥"이 원작.

    극은 빨치산이 전라도 공연길에 나선 백조가극단의 트럭을 발견함으로써
    시작된다.

    빨치산은 이들을 볼모로 잡고 한밤의 축제를 벌인다.

    그러나 토벌대가 축제의 불빛을 보고 급습, 빨치산들은 체포당하고
    가극단은 심문을 받는다.

    토벌대장은 가극단의 자초지종을 듣고 전옥에게 즉석 위로공연을 부탁한다.

    전옥은 공연중만이라도 빨치산의 포승줄을 풀어줄것을 요청하고 차대장은
    이를 수락한다.

    악극 "눈내리는 밤"의 막이 오른다.

    빨치산은 무릎을 꿇고 토벌대는 총을 겨누고 서서 보는 희한한 풍경이
    펼쳐진다.

    지리산에 눈이 내리고 공연이 절정에 달하자 토벌대도 빨치산도 악극단도
    모두 울고 서로를 부둥켜 안는다.

    당시 "눈물의 여왕"으로 불렸던 전옥은 북한영화제작소장 강흥식의
    부인으로 예술의 자유를 찾아 남하, 백조가극단 단장으로 활약했다.

    후에 허장강 배삼룡 황금심 고복수 최남현씨 등 한국 연예계 1세대들이
    이 악극단에서 활동했다.

    전옥의 딸이 지난해 타계한 강효실씨이며 사위가 최무룡씨다.

    영화배우 최민수씨는 전옥의 외손자가 되는 셈.

    전옥역엔 최근 프랑스 유학에서 돌아온 이혜영, 차대장 역엔 조민기,
    차대장이 사랑한 신정하역(2막)엔 전도연씨가 각각 캐스팅됐다.

    이밖에 신구 김학철 정규수 원희옥씨 등이 출연한다.

    연출자 이윤택씨는 "신파극이 대본없이 구전에 따라 행해지고 악극이
    음악이 주를 이루는 공연양식이라면 대중가극은 음악과 대사가 공존하고
    연극적 요소가 보다 강조된 새로운 장르"라고 밝혔다.

    오후3시 7시30분(30일, 4월6일 공연없음).

    문의 278-4490

    < 박준동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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