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과연 위앤화(인민폐)평가절하라는 "뇌관"을 터뜨릴 것인가.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가 중국과 홍콩의 장기신용 전망을 하향조정함에
따라 위앤화 평가절하 여부가 또다시 국제 금융계의 핫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대해 홍콩 현지는 "최소한 아시아 통화위기 상황이 마무리되기 전까지
위앤화 절하는 없다"고 믿는 분위기다.

중국으로서는 평가절하에서 얻는 "득"보다는 "실"이 많다는게 그 근거다.

위앤화를 절하하면 그 영향이 미국 일본 등 세계경제 전체로 파급되고
이는 다시 중국과 홍콩에 부메랑으로 되돌아올 것이기 때문이다.

좀더 구체적으로는 다음의 세가지가 이유로 제시된다.

첫째 위앤화 절하는 중국 경제에 큰 영향력을 가진 홍콩의 금융시스템
붕괴로 이어질 것이고 이런 위험성을 중국정부도 잘 알고 있다.

둘째 중국은 이미 지난 94년 30%이상의 절하를 단행해 아직까지 경쟁력을
갖고 있다.

끝으로 중국과 홍콩은 작년 11월말 현재 각각 1천4백13억달러와 9백65억
달러에 달하는 세계 2위의 외환보유고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주룽지(주용기) 중국부총리, 둥젠화(동건화) 홍콩특별행정구 행정수반 등
중국당국자들이 기회만 있으면 "위앤화 절하는 절대없다"고 강조해온 것도
이런 까닭에서이다.

홍콩무역발전국의 레이먼드 입 아시아담당이사 역시 "위앤화 절하 주장은
남의 말하기 좋아하는 미국 월가에서나 하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홍콩에 나와있는 한국 경제인들도 이같은 전망을 지지하고 있다.

박양천 홍콩총영사는 "중국정부는 99년 마카오를 반환받은후 위앤화와
홍콩 마카오달러를 각 1대1의 비율로 통합시키는 중장기 전략을 갖고 있다"며
"이런 전략을 포기하고 위앤화를 절하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이에대해 미국이나 유럽의 일부 이코노미스트들은 중국이 위앤화 가치를
떨어뜨리지 않고는 못배길 것이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위앤화 강세로 수출이 크게 줄어 경기 또한 나빠질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위앤화 공정환율은 아시아 통화하락 와중에도 지난 1년동안 미 달러당
8.2820위앤에서 8.2660위앤대로 오히려 강세를 보이고 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위앤화 절하 가능성은 아시아 위기가 지속되는 한
희박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위기가 진정될 즈음 전격적으로 단행될 수도 있다.

이런 점에서 관련기업들의 철저한 사전대비가 필요한 것으로 지적된다.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