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사태 이후 불법 여부 등을 놓고 여진이 일고 있는 가운데, 정부 고위 인사들 사이에서 사전에 계엄 관련 사안을 보고받지 못했다는 해명성 주장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이에 네티즌들은 "죄다 손절 친다", "아무도 모르면 누가 아느냐"는 반응을 보였다.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직후 계엄사령관을 맡았던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은 5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 자리에서 '계엄 사실을 언제 알았냐'는 질의에 "계엄 선포를 대통령 발표 보고 알았다"고 답했다.박 총장은 이어 "상황을 인지를 못 했다. 제가 명령을 통제하지 않았다"면서 '계엄군의 실탄 등 무기 휴대 여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병력 출입 여부' 등에 대한 질문에도 "몰랐다"고 일관했다. 자신의 명의로 발표된 계엄 포고령에 대해서도 "누가 만들었는지 정확히 모른다"고 했다.김선호 국방부 장관 직무대행(차관)도 이날 같은 회의에서 '계엄 사실을 언제 알았냐'는 같은 질문을 받고 "언론에 나온 것을 보고 알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회 군부대 투입은 국방부 장관이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계엄을 건의한 김용현 국방부 장관은 이날 면직됐다.같은 시간대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비상계엄 포고령에 포함된 '전공의 처단' 관련 내용에 대해 사전에 알지 못했다는 입장을 밝혔다.조 장관은 '포고령 의견을 조 장관이 냈느냐'는 물음에 "포고령이 발표되고 나서 알았다"며 "포고령은 내용을 보고 매우 놀랐고, 그 내용에 동의할 수 없다"고 했다.박민수 복지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해제했으나, 국회는 여전히 비상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오는 7일 국회 본회의를 열고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을 진행될 예정인 가운데, 야당을 중심으로 2차 비상계엄 선포 가능성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면서다.5일 정치권에 따르면 상당 수 국회의원과 당직자, 보좌진은 이러한 이유로 국회에 '상주 모드'에 들어갔다.앞서 윤 대통령은 3일 밤 긴급 대국민 담화를 통해 "종북 반국가세력들을 일거에 척결하고 자유헌정질서를 지키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한다"고 말했다. 이후 계엄군이 국회 본청까지 투입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새벽부터 국회에 있다"며 "며칠 전부터 여기서 계속 자고 먹고 한다"고 말했다. '2차 계엄이 또 있을 수 있다고 보는 거냐'는 진행자 질문에 "100% 그렇게 본다"고 주장했다. 김 최고위원은 지난 8월부터 계엄설을 주장해온 인물이다.더불어민주당, 조국혁신당, 개혁신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 등 야(野) 6당이 전날 합동으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최종안을 발표하면서 국회 내에서는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한 의원실 보좌진은 "전날 아예 밤 새고 집에도 못 들어가고 만신창이가 됐다"고 토로했다. 다른 의원실 보좌진은 "상황이 너무 엄중해서 국회 상주하다시피 하고 있다"면서 "모두 다 예민한 상황"이라고 전했다.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