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광컴퓨터 및 광교환기 개발의 꿈을 세계에서 가장 먼저 실현할수
있도록 더욱 매진할 계획입니다"

20일 오전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한국과학기자클럽이 지난해말 선정한
"올해의 과학자상"을 수상한 포항공대 전자전기공학과 권오대(51)교수는
자신감에 차 있다.

아주 미약한 전류로 작동되는 반도체 레이저를 세계 처음으로 만들어내
초당 1조비트의 디지털신호를 대용량 광신호처리기술의 기틀을 잡아놨기
때문이다.

그가 개발한 반도체 레이저는 소모전류가 1마이크로암페아로 기존
밀리암페아급 소자의 1천분의1에 불과하고 실리콘 반도체칩에 대규모로
집적할수 있다.

3차원으로 방출되는 무지개형 다파장 출력의 장점도 있어 필요한 파장의
레이저를 마음대로 골라 사용할수 있는 장점도 갖고 있다.

"넥타이핀과 같이 작은 반도체칩 안에 과연 빛을 가지고 들어갈수
있느냐는 의문을 풀어낸 것이지요.

미국 전자공학회지의 리뷰어도 도저히 믿을수 없다며 놀랐을 정도입니다.

이론대로라면 나노암페아(10억분의1 암페아)로도 작동하지 않겠느냐는
것이었습니다"

이 반도체 레이저의 응용범위는 무궁무진하다.

우선 빛으로 대용량의 신호를 처리하는 광컴퓨터와 광교환기를 실현시킬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물론 더 많은 연구와 시간이 필요하다.

당장 활용가능한 부문은 공장자동화쪽이다.

이 반도체 레이저를 이용하면 공장자동화용 로봇에 3차원 시각기능을
제공, 한곳에서 공장내의 모든 물체이동상황을 감지할수 있게된다는 것이다.

"이미 관련 중소기업과 공장자동화부문에서의 활용가능성을 협의중입니다.

1~2년내에 현장적용할수 있을 겁니다"

그는 우리나라 과학계가 이같은 세계최고의 연구성과를 내도록 하기 위해
과학기술부문에도 구조조정이 일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동안은 가장 싼 물건을 만들어 수출에 치중하는 등 국산화 패러다임이
강조됐는데 이제는 누구도 생각할수 없는 독창적 기술개발에 우선해
자원배분이 돼야한다고 역설했다.

< 김재일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