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전자가 미국 자회사인 심비오스사를 매각했다.

김영환 현대전자사장은 20일 기자회견을 열어 "미국 콜로라도주 소재
비메모리 반도체업체인 심비오스를 컴퓨터 네트워킹 제품 개발업체인
어댑텍사에 현금 7억7천5백만달러(1조2천4백억원 상당)를 받고 매각했다"고
밝혔다.

또 "1억달러 가량의 부채는 어댑텍에 떠넘기기로 해 실제 매각금액은
9억달러에 육박한다"고 덧붙였다.

심비오스 매각은 국내기업들의 해외법인 매각 사상 최대 규모이자 최대의
매각차익을 올린 케이스로 주목된다.

심비오스는 현대전자가 지난 95년 2월 미국 AT&T사 비메모리 사업부문을
3억4천만달러에 인수해 설립한 회사로 연평균 20%의 고성장과 10%의 경상
이익률을 기록, 한국기업의 해외투자 성공사례로 손꼽혀 왔다.

지난해에도 6억2천만달러 매출에 6천9백만달러의 이익을 냈다.

현대는 이 회사의 매각 대금을 <>미국 오레곤주에 건립해 시험가동에
들어간 메모리 반도체공장인 유진공장에 대한 투자자금 <>국내의 비메모리
사업강화 <>미국 현지법인 HEA의 운영자금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특히 미국 현지법인 HEA의 운영자금이 확보됨에 따라 현대전자의 수출
금융상 애로가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김사장은 그러나 "항간에 떠도는 소문처럼 미국내 하드디스크드라이브
자회사인 맥스터를 파는 일은 없을 것이며 스코틀랜드에 짓고 있는 반도체
공장도 6개월 내지 1년쯤 설비설치를 늦추는 것일뿐 계획대로 진행할 것"
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반도체나 LCD(액정표시장치)사업의 리스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며 "이 분야에서 외국기업과 공동 개발, 공동 생산은 물론 합작까지 포함
하는 전략적 제휴를 추진키로 했다"고 덧붙였다.

<김정호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