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의 상사부문 사업부장들은 요즘들어 부쩍 자주 노트북컴퓨터를
들여다보게 됐다.

신경영관리 시스템인 "파워 매니저"로 부서별 경영상태를 수시로
체크하기 위해서이다.

올들어 현명관 부회장과 "경영계약"을 맺은 터라 사업부별로 "작전"을
세워 목표를 달성하려는 열기가 어느때보다 강하다.

월단위로 체크하던 실적도 매일 점검하고 있다.

<>파워매니저란

회사의 주요 경영지표라고 할수 있는 매출액 경비 재고 현금흐름(cash
flow)의 이상여부를 청색과 적색 등으로 표시해 이상유무를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첨단 경영관리 프로그램이다.

최고경영자는 클릭 몇번으로 전반적인 회사경영활동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사업부별로도 이들 요소를 체크할 수 있다.

이를테면 한 사업부의 매출액이 증가했다고 마음놓을 수 없다.

현금흐름에 적색등이 켜지면 사업부가 자칫 "흑자도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해당 사업부장은 투입량을 조절하고 재고 채권을 줄이는 등
경영자원을 재구축하는 노력을 기울이게 된다.

또 손익 자산 경비 수출입실적을 연도별 트렌드로 살펴봐 사업전망을
예측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또 1인당 매출과 매출이익, 부서별 세전이익까지 도표와 그래프로 보여준다.

<>개발목적

"캐시 플로" 중심의 경영을 하기 위해 개발됐다.

회사 전체 혹은 부서별로 들어오고 나가는 돈의 흐름을 살펴 사업체를
튼튼하게 이끌어가겠다는 최고경영자의 의지가 반영된 프로그램이라고
볼수 있다.

IMF사태이후 금리와 환율이 치솟는 등 경영환경이 급속히 악화되자
기업입장에서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대표적인 리스크관리경영의 예로 사업부도산제를 들수 있다.

삼성물산은 사업부별로 회사돈을 쓸수 있는 한도(credit)를 부여한다.

이 한도를 초과하면 일단 1차 부도처리된다.

회사측은 해당사업부에서 제출한 자구계획안이 타당성이 있으면 한차례의
특융을 제공한다.

그래도 회생이 어려우면 해당사업부를 도산시키는게 사업부 도산제이다.

이같은 사업부 도산제를 도입하려면 사업부장들에게 위험경고 메시지를
줄수 있는 시스템이 있어야 하고 의사결정도구가 필요하다.

그래야 도산을 예방할 수 있고 사업부별로 경쟁력을 갖출수 있는 전략을
마련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회사입장에서는 사업부별 자율경영.책임경영을 유도할 수 있다.

<>구체적인 활용방안

최고경영자는 파워매니저를 활용해 조직개편 등 장단기 경영전략을 세울
수 있다.

또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되는 품목이나 사업에서 자신있게 손을 떼게 된다.

국내 사업부는 물론 87개의 법인, 지점을 통합 관리할 수 있는 것도
또다른 이점이다.

부수적으로는 기업경영의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다.

회사의 모든 경영요소가 수치로 낱낱이 공개되기 때문이다.

전략기획실 이영희 부장은 파워 매니저에 대해 "연결재무제표의 자동작성
기능이 있을 뿐 아니라 1백27종의 환율을 처리할 수 있는 통화별
재무제표작성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사업부장 입장에서는 시뮬레이션 경영을 할 수 있다.

이 시스템은 사업부뿐 아니라 팀단위까지 투입될 자금과 매출액 원가 등을
입력해 그 결과를 예측할 수 있도록 꾸며졌다.

계획대비 목표를 어느정도 달성했는지도 파워 매니저 화면을 통해 체크할
수 있다.

또 자기가 속한 사업부가 회사 전체의 매출과 수익에 어느정도
기여하는지도 알수 있다.

더욱이 사업부장들은 예전처럼 관리 결산을 위해 매번 별도의 보고서를
작성하는 번거로움을 덜수 있다.

< 이익원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