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음료업계를 대표하는 코카콜라의 과감한 아시아시장 침투전략이
주목을 받고 있다.

금융위기로 대부분의 해외기업들이 아시아 지역에 대한 투자를 꺼리고
있는 시점에서 오히려 활발한 투자의욕을 보이고 있어서다.

코카콜라가 내건 슬로건은 "위기는 곧 기회를 낳는다"는 것.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지는 최근 코카콜라의 더글러스 아이베스터 회장을
"위기를 사업확대 기회로 이용한 대표적인 기업인"으로 지목, 그의 경영철학
단면을 보도했다.

평소 남다른 공격경영 스타일로 주목받아온 아이베스터 회장은 지난 3일
폐막된 다보스회의에서 "위기를 활용하는 경영기법"을 다음 몇가지로 요약
했다.

<>위기상황인 국가에선 기간망(유통망)을 먼저 구축할 것
<>위기는 언제나 기회를 동반하므로 위기를 그 자체로 지나치지 말 것
<>혼란에 부화뇌동해 섣부르게 판단하지 말 것
<>위기에 대처할 고급두뇌를 확보할 것 등이다.

아이베스터 회장은 이같은 지론대로 대부분의 다국적 기업들이 아시아에서
일부 사업을 철수하고 있는 사이에 오히려 적극적인 투자확대를 진행시켜
왔다.

한국에 5억달러를 투자, 합작 파트너(두산그룹 등) 소유 지분을 완전
인수한데 이어 태국에서는 5천만달러를 들여 합작사(태국청량음료사)에
대한 지분율을 5%에서 49%로 높였다.

또 최근에는 방글라데시에 대한 장기 투자계획을 발표했으며 베트남
다낭에도 공장을 세우기로 했다.

아이베스터 회장이 이처럼 아시아 지역에 과감한 투자를 벌이고 있는 것은
평소 지론외에도 생산설비와 인력을 90%이상 현지화시켜 가격경쟁력을
갖췄고 아시아 통화가치 하락으로 투자부담이 상대적으로 줄어들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아이베스터 회장은 "지난 94년 멕시코 페소화 위기때도 우리는 이를
장기적인 기회로 보고 투자를 계속한 결과 시장점유율을 94년 57%에서
96년엔 64%로 높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정종태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