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시장 등에서나 볼 수 있었던 경매가 백화점의 정기 판촉행사로 등장했다.

해태백화점은 그간 부정기적으로 해왔던 경매를 정례화, 오는 15일부터
매주 10개 안팎의 상품을 선정해 일요일 오후 5시 서울 강동구 명일동에
있는 매장 2층 미팅포인트(행사장)에서 실시키로 했다.

소비자들을 눈길을 끌기위해 연간 1~2회 정도 경매행사를 개최하는
백화점은 더러 있었으나 경매를 정례화하기는 해태백화점이 처음이다.

IMF한파로 소비지출이 감소하면서 생긴 새로운 풍속도다.

경매는 진행자가 경매시작가격을 알려주고 뒤이어 참가자(고객)들의
호가를 접수, 가장 높은 가격을 부른 사람에게 해당상품을 판매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해태백화점의 경매시작가는 정상 판매가격의 10~50% 수준.

경매에 참여하는 사람이 많을수록 낙찰가격이 높아지나 진행자가 최종
낙찰가격이 해당제품의 세일가격을 넘지않도록 조정하기 때문에 세일가보다
낮은 수준에서 낙찰자가 결정된다고 이 회사는 설명했다.

지난달에 열렸던 경매를 예로 보면 5만원에 경매가 시작된 스키세트
(정상가 45만원)의 경우 워낙 많은 고객이 참여, 호가가 한없이 높아지자
진행자가 22만원에서 낙찰자를 결정했다.

반면 1백만원으로 출발했던 동우모피 블랙그라마(정상가 2백40만원)은
별인기가 없어 경매시작가를 부른 사람이 곧바로 주인이 됐다.

오는 15일에는 의류 잡화 책상 스키세트 세탁기 TV등 12개 품목이 선을
보인다.

품목별 경매시작가격은 스리버튼정장 5만원(정상가 36만원), 모던캠퍼스
교복 3만원(정상가 15만6천원), 발렌시아가 와이셔츠 5천원(정상가 5만4천원)
씨앤터치 롱코트 1만원(정상가 35만원) 등이다.

LG전자의 전자레인지와 카세트, 카페트, 톰키드아동복 등도 경매에 부쳐져
고객들간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양성진 해태유통과장은 "경매가 거듭되면서 고객들의 노하우가 쌓여 대부분
상품이 경매시작가보다 조금 높은 선에서 주인이 결정되는 추세"라며 "특히
참가자가 적은 고가품에 메리트가 있다"고 말했다.

<강창동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