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지화학의 김진기(53) 사장은 회사를 창업한뒤 30여년동안 플라스틱
용기분야에서 한우물을 파온 중소기업인이다.

67년 당시 불모지나 다름없던 플라스틱업계에 뛰어든 그는 그동안 꾸준한
연구개발로 락스용 내압성 자외선차단용기를 비롯한 각종 용기를 개발하는등
품질향상에 힘써왔다.

다른 사업에 한눈팔지않고 오직 "플라스틱용기의 전문화"에 정진하며
쌓아온 노하우는 이제 IMF난국을 헤쳐나가는 원동력이 되고있다.

이 회사의 생산품목은 모두 30여종.

세제류 화장품 식음료 의약및 화학약품용기등 주로 HDPE(고밀도
폴리에틸렌)용기로 유한크로락스 한국존슨앤존슨 LG락스 녹십자등 국내
유수업체들에 납품된다.

지난해 매출액은 80억원.

올해 목표는 90억원으로 잡혀있다.

세지화학의 강점은 깨끗한 생산환경과 완벽에 가까운 공장관리.

이 회사의 등촌동공장내부는 마치 반도체공장을 연상케할 정도로 깔끔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여느공장과는 달리 플라스틱 스크랩이나 떠다니는 가루가 없다.

생산환경의 청결이 품질을 좌우한다는 철칙아래 철저한 3정(정품 정량
정위치)5S(정리 정돈 청소 청결 습관화)운동을 전사적으로 추진한 결과이다.

플라스틱용기의 특성상 조그마한 이물질이라도 원료에 들어갈 경우 품질에
큰 영향을 줄수있기 때문이다.

80명의 직원중 과반수에 가까운 직원들이 10년이상 근속자라는 점도
고품질을 유지케하는 비결의 하나로 꼽힌다.

원료 첨가물믹싱-기계혼입-금형 성형-냉각-포장에 이르는 각 공정이
한치 오차없이 이뤄질수있는 것은 장기근속과 함께 1인3역, 1인4역을
할수있는 "인력의 정예화"에서 비롯되고 있다.

정예화된 분임조가 활발히 펼치는 품질개선활동중 대표적인 사례는
집진기와 금형 냉각기, 마그네트(철분흡착기)시설의 설치.

수축이 발생하지않게끔 섭씨 8도의 일정한 온도를 유지할수있는 금형공정
전용 냉각기를 자체개발, 사용하고 있는가하면 집진기를 설치, 생산효율을
높였다.

또 플라스틱스크랩을 파쇄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철분을 제거하기위해
6개월여에 걸쳐 철분흡착기를 개발, 분쇄 믹싱 로더이송장치 블로몰딩에
각각 설치했다.

철분이 락스의 주성분인 차염소산나트륨과 결합할 경우 가스가 발생,
터질 위험도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개선활동으로 불량률은 "0"에 가까운 수치를 나타내고있다.

"3정5S와 설비보전활동을 벌이면서 전직원들의 장인정신이 투철해지고
노사간에 인화와 신뢰감도 굳건해졌습니다"

김사장은 품질경영의 성과를 이같이 밝힌다.

그는 최고의 품질, 최선의 공장관리는 결국 사람이 이루어내는 것인
만큼 전직원의 일치단결이 "고비용 저효율구조"를 타파하는 첩경이라고
설명한다.

김사장은 장기계획에 따라 최근 플라스틱용기의 감량화및 3웨이방식의
원, 부재료 자동투입방식의 설비도입을 통한 공장구조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내용물을 보전하면서도 용기의 두께를 균일하게 얇게 하고 원료, 안료
첨가물등 부재료, 분쇄물등을 동시에 자동으로 믹싱하는 내용이 그
골격이다.

이것이 올해안에 실현되면 품질의 표준화와 원가절감면에서 획기적인
성과를 거둘것으로 이 회사는 기대하고 있다.

<신재섭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