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국가들이 통화가치의 하락과 이로인한 인플레재연을 방지하는 방안
으로 주요금리를 잇따라 인상, 한국 홍콩 태국 등의 우량기업 대출금리
(프라임레이트)가 10%를 넘어서는 고금리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에따라 아시아기업들은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감소에 이어 시중 실세금리
의 급등으로 금융부담이 가중되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홍콩은 이달 8일 프라임레이트를 10% 이상으로 끌어올렸으며 이영향으로
3개월짜리 단기 대출금리가 이달초보다 4%포인트 이상 오른 13%대를 웃돌고
있다.

홍콩의 프라임레이트는 지난해 10월까지 8.7%에 머물렀으나 통화급락이
시작한 10월24일 9.5%로 상향조정한데 이어 새해들어 10% 이상의 고금리를
용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동남아 통화위기의 진원지인 태국도 지난 하반기중 3차례 프라임레이트를
인상, 15%에 육박하는 초고금리 상태에 이르렀으며 우리나라도 프라임레이트
가 지난해 8.5%에서 지금은 최고 12%까지 치솟았다.

저금리정책을 추진해온 싱가포르도 4대은행중 유나이티드오버시스및 케펠
등 2개 은행이 프라임레이트를 현행 7%에서 7.25%, 7.5%에서 7.75%로 각각
0.25%포인트씩 인상, 20일부터 적용했다고 발표했다.

싱가포르의 프라임레이트는 지난해 11월까지 평균 6.44%에 불과했었다.

그러나 이후 동남아 금융위기의 여파로 자국 화폐가치가 미달러화에 대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자 6차례에 걸친 단계적 인상을 단행, 7%를 넘는
고금리 시대에 돌입한 것이다.

말레이시아는 금융위기에도 불구, 지난해 4월 이후 9개월간 현행 금리수준
을 유지해 왔으나 통화가치의 급락과 인플레재연에 굴복, 조만간 금리인상을
단행할 방침이다.

이와관련, 말레이시아 정부는 지난 19일 "링기트화의 가치급락에 따른
인플레 압력을 억제하기 위해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국제통화기금(IMF)의
권고를 받아들여 금리인상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모하마드 마하티르총리도 "IMF는 책임있는 국제금융기구로 우리에게
협박이 아닌 충고를 해주고 있다"며 이 사실을 확인했다.

이밖에 일본은 재할인율 등 주요금리는 사상최저 수준에 머물고 있으나
은행부실에 따른 해외 신용등급의 하락으로 시중실세금리는 오름세를 보이는
등 아시아 전역에서 고금리기조가 심화되는 분위기다.

이들 지역 기업들의 엄청난 금융부담은 경제성장을 둔화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금융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 김영규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26일자).